주민기록단 활동기록

성북구에서 사는 혹은 살았던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성북의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2022. 11. 15. '성북동 문학 산책' 촬영 (활동자: 구정숙) 2022.11.17
성북구 성북동 문학 산책


활동자 : 구정숙

일 시 : 2022년 11월 15일 화요일 15:00-16:00

장 소 : 성북동 일대(성북로 131 부근)


1. 조사지 선정 이유
성북동은 여러 곳에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도보해설관광, 성북시티투어버스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혼자 혹은 탐방 프로그램으로 성북동을 자주 다니다 보니 문화,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가볼 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혼자 조용히 다녀올 코스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중에서 문학 편으로 동선을 짜 보았다. 1930년대부터 성북동은 문인들을 포함한 예술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곳이다.

2. 인터뷰 및 현장 조사 내용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100m 전방에 ‘소녀의 상’이 있고, 그 앞은 버스정류장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좋지만, 걷기를 추천한다. 버스정류장에서 약 600m 직진하면 ‘시인의 방-방우산장’이 있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이 32년간 살았던 집을 새 집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하여 동네 입구에 기념건축물을 세워놓은 곳이다. 서정주가 살았던 집을 기념관으로 꾸민 ‘봉산산방’처럼, 조지훈의 집도 전시관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방우산장’에서 100m 정도 더 올라가면 조지훈 집터 표지석이 있다. 50m 전방에서 오른쪽 샛길로 들어가면 ‘엄지네일’이 있는 건물이 조지훈 집터고, 표지석은 그 앞에 있다. 이 집 ‘방우산장’에서 청록파 시인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공동시집 ‘청록집’을 펴냈다.
- 다시 큰길로 나와 700m를 걸어 올라가면 수연산방이라는 전통찻집이 있다. 이 길은 볼 것이 많으므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걷자. 길 오른쪽으로 선잠단지와 선잠박물관, 길 안쪽에 간송미술관이 있고, 성북구립미술관을 지난다. 배가 고프면 ‘금왕돈까스’에서 배를 채워도 좋다. 최근 리모델링을 해서 깔끔하고 넓어졌다. 그리고 수연산방에 가서 따뜻한 차를 마시자. 여름이라면 빙수도 좋다. 이곳은 상허 이태준이 1930년대부터 살았던 곳이다. 구인회의 중심인물이었던 이태준이 수연산방을 짓고 이사하자,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문인들의 모임이 잦아졌다. 청록파 시인을 등단시킨 사람도 이태준이다.
- 차를 마시며 쉬었으니 큰길로 좀 더 올라가자. 약간의 오르막길이다. 200m만 가면 국화정원이라는, 한옥으로 된 한정식집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옛 승설암이다. 승설암은 출판사인 백양사 사장 배정국이 살았던 집이고, 배정국은 문예지 ‘문장’을 발행했다. 이 집이 의미 있는 것은 당시 예술가들이 아지트처럼 모이던 장소였다. 소전 손재형은 승설암을 그린 ‘승설암도’를 남겼고, 배정국은 구보 박태원에게 인세 대신 인근에 있는 집을 주었다. 그 집은 현재 심우장으로 오르는 입구에 있는 만해의 산책공원 자리이고, 그곳에 박태원 집터였다는 표지판이 놓여 있다.
- 국화정원은 음식점이니 밖에서 한옥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하고 계속 올라가자. 150m만 가면 수월암이 보인다. 수월암 앞에 높은 담장을 쌓은 파란색 기와집이 있는데, 이 자리가 바로 근원 김용준이 ‘노시산방(늙은 감나무가 있는 산속의 집)’이라고 이름 짓고 살던 집터다. 김용준은 이 집에서 10년을 살았고, 화가 김환기에게 넘긴 후 의정부로 이사했다. 1944년 김환기와 김향안은 결혼을 하고 첫 신혼집으로 노시산방에 자리를 잡은 후 ‘수향산방’(김환기 호 ‘수화’의 ‘수’와 김향안의 ‘향’을 따서 지음)’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에는 현재‘수향산방’이라는 이름의 전시공간이 있다.
- 노시산방(수향산방)이 있던 자리를 봤으면 이제 내려가면서 심우장에 가자. 지대가 높은 곳에 있으므로 여름이라면 땀을 흘려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화정원 맞은편에 만해의 산책공원이 있고, 그 왼쪽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한용운이 1933년에 지은 심우장이 있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마주 볼 수 없어서 북향으로 지은 집이고, 김동삼 열사의 시신을 거둔 시기에 기거했던 집이다. 툇마루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전시물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 오늘 여정은 이종석 별장에서 마무리한다. 1900년대 마포에서 젓갈 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석이 지은 별장으로 현재 덕수교회 영성수련원 간판을 달고 있는데,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행랑채, 오른쪽에 본채가 있다. 본채 누마루에는 ‘일관정’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일관정에서 이태준, 정지용, 이효석, 이은상 등 문학인들이 모여 작품활동을 했다고 전한다.

3. 조사지 특징 등
성북동은 다녀볼 곳이 너무 많아서 하루 코스로는 부족하다. 그래도 많은 곳을 보고 싶다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길을 걸으며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면 한나절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오후 일정을 시작해 볼 수 있다.

<사진 설명>
1. 방우산장 조지훈 ‘낙화’ 시
2. 방우산장 의자 조형물
3. 조지훈 집터 표지석과 집터에 새로 지은 건물
4. 수연산방 한옥 누마루
5. 국화정원 한옥 전경
6. 노시산방, 수향산방(왼쪽 붉은 벽돌 흰 대문집)
7. 만해산책공원, 박태원집터
8. 심우장 건물
9. 이종석 별장(왼쪽 행랑채, 오른쪽 본채)
방우산장1

방우산장1

방우산장2

방우산장2

조지훈집터 표지석

조지훈집터 표지석

수연산방

수연산방

국화정원

국화정원

노시산방(수향산방)

노시산방(수향산방)

만해 산책 공원(박태원 집터)

만해 산책 공원(박태원 집터)

심우장

심우장

이종석별장

이종석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