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록단 활동기록

성북구에서 사는 혹은 살았던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성북의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2022. 10. 04. '길음역 일대 성매매 집결지' 촬영 (활동자: 윤소영) 2022.12.05
성북구 길음동 '성매매 집결지' 촬영 및 활동가와 걷기 운동


활동자 : 윤소영

일 시 : 2022년 10월 4일 화요일 14:00-16:00

장 소 : 길음역 부근


개괄: 「미아리 텍사스 골목」이라고 불리는 길음역 일대 성매매 집결지를 방문하였다. '미아리 텍사스촌'의 범위는 종암 사거리의 월곡 파출소에서 길음역 10번 출구까지 종암 사거리와 길음 시장을 잇는 대로변에 차단벽이 세워진 곳이다. 이 차단벽은 1988년 올림픽 시기 도시미관상의 이유로 쌓아 올려졌다. 또한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자 측백 나무를 심어 외관을 가리고자 하였다.

역사: 1960년대 전반부터 미아리 지역이 개발되었고, 그 과정에서 ‘미아리 텍사스촌’이 형성되었다. 특히 김현옥 서울 시장의 종로 3가 집결지 소탕 계획에 따라 1960년대 성매매의 대표적 공간이 사라지게 되었고 이때 그 일부가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모여들게 되었다. 1976년 7월 10일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이 지역에 살던 28살 이상숙 부인은 “밤만되면 무서워 밖에 나가기 조차 두렵다. 접대부들의 괴성과 추태를 어린이들이 흉내내고 있다”고 인터뷰에 응한 바 있다. 성북구 길음동에 밀집한 성매매 집결지는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각 업소가 밀집하여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사건: 1988년 3월 26일 미아리 ‘희전’ 유흥주점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여 종업원 6명을 포함한 8명이 목숨을 잃었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때 건물 내 비상구가 없었고,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상 탈출을 할 수 없었다. 이에 특별 지도 점검을 실시하라는 대책이 나타났고, 소방 교육 및 비상구 또는 비상 탈출구 확보, 쇠창살 제거, 출입구 창문 등을 안쪽에서 개방 가능하도록 지도가 이루어졌다. 특히 영업장은 내부 구조가 미로화 및 암실화 되어 있어 화재를 대비하고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에 있어 최악의 환경을 이루고 있었다고 분석되었다. 또한 1960년대 설치된 노후 건물을 무허가로 개축, 증축하여 영업해왔기 때문에 구조가 불안정하여 화재 시 붕괴위험이 있다. 현재, '미아리 텍사스촌' 내부에는 소화기를 비롯한 소방 및 방화 시설이 있기는 하나, 종업원의 탈출, 술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도로 설치된 쇠창살, 취중 영업 등으로 소방 활동상 제약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집결지의 특징: 활동가 선생님에 의하면, '미아리 텍사스촌'은 다른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와 구별되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고 하셨다. 첫째로, 과거 '미아리 텍사스촌'에 유입되는 여성들의 나이가 어리다 보니 ‘웨딩드레스’를 입고 가발을 쓰며 짙은 화장을 하여 어린 나이를 감추었다. 또한, 가게마다 앞에 천막이 있는데 이는 호객행위를 하는 업주나 마담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여성들을 감시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성매매 집결지를 유지시키는 포장마차, 노래방, 옷가게, 밥집 등의 공간들도 있었다.

마치며: 4호선을 타고 다니며 길음역을 자주 오고 갔지만, 거대한 차단벽과 폐쇄화 된 구조에 가려져 성매매 집결지의 존재를 모르며 살아왔다. 집결지 걷기 운동을 통해 ‘미성년자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쓰인 커다란 안내판을 보며, 성 구매자에게 적합한 환경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이곳에 있는 여성들에게는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은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낙인과 그것에 대한 비판보다는 실제로 그곳을 마주하고, 안전성이 보장된 환경에 균열을 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수십 년간 ‘미아리 텍사스촌’을 다룬 기사들에는 그것에 대한 타락과 아이들 교육에 대한 우려, 범죄의 온상이라는 이미지만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폭력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공간에 대한 소외와 배제보다는 성북 또는 미아리의 한 부분으로서 ‘성매매 집결지’가 지니는 의미와 기억을 재구성하기 위한 지역민의 연대와 아카이브 활동이 지속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출처: 『동아일보』, 김희식, 「동소문 밖의 사람들: 미아리일대의 역사·공간·삶」, 『로컬리티 인문학』, No.6, 2011.; 김희식, 「성매매집결지(집창촌)의 기원-박정희 정권기를 중심으로」, 『역사문제연구』 20권, 2008. 서상태, 「집단위락시설 소방안전에 관한 연구: 미아리 윤락가를 중심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사진 설명>
1. 호객행위를 하는 업주나 마담이 머무르는 공간
2. 집결지 내부에 있는 밥집
3. 성매매 집결지를 들어가는 입구로, 미성년자 출입 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여러 개 존재한다.
4~6. 영업소가 있는 거리
천막

천막

식당

식당

미성년자 출입금지 안내판

미성년자 출입금지 안내판

영업소

영업소

영업소

영업소

영업소

영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