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록단 활동기록

성북구에서 사는 혹은 살았던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성북의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2023. 10. 27. 용문고등학교 어울림한마당 (활동자: 임진희) 2023.12.22
용문고등학교 어울림한마당

활동자 : 임진희

일 시 : 2023년 10월 27일 금요일 16:00-20:00

장 소 : 용문고등학교 (고려대로 17가길 46)


1. 조사지 선정 이유
거주지 인근에 성신여대와 고려대학교가 있어 매년 축제를 요란스럽게 진행하는데 상대적으로 고등학교 축제는 학생들만의 행사에 머물렀던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 77주년을 맞이한 용문고등학교에서 창의예술체육부와 학생자치위원회가 주관하고 성북구청이 후원하며 주민들이 참여하는 민·관·학이 어우러지는 성대한 축제를 계획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접한 아파트 주민으로서 소개해보고 싶었다.

2. 현장 조사 내용
개교 77주년 행사는 과학, 의학, 예술 등 용문고 42개 동아리 학생들이 주제를 잡아 운영하는 52개의 전시 부스, 용문고 학생 밴드 동아리와 관내 5개 고교 댄스팀의 연합 예술 공연, 성북구 안암주민자치회 및 안암동 새마을문고 소속 주민들의 리사이클 화초 심기, 애견 안전 산책 목걸이 만들기 체험 부스 등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화합의 장으로 진행되었다. 행사현장은 오후 4시부터 지역주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오후 6시 교내 동아리부스를 정리하고 진행자들은 좌석 정돈에 들어갔다. 6시 30분 경 불꽃놀이 입장권을 소지한 참가자들이 본 행사장인 대운동장에 입장하였고 7시가 되자 김기환 56회 동문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동문 초청공연으로 팝 록밴드 ‘오씰’이 열창을 한 후 내외빈소개가 있었다. 유승지 이사장은 졸업생, 재학생, 주민이 함께하는 축제를 축하하며 계획에서 실천까지 수고해준 관계자들의 수고를 치하하였다. 최낙원 교장은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선언하였고 이어 불꽃이 터지며 축제의 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2023 용문예능열전 복면가왕 1등을 차지한 2학년 추성준 학생이 재학생 대표공연을 하였고 학생찬조공연으로 댄스연합팀 ‘EX’가 공연을 펼쳤다. 동문초청공연으로 ‘용문OB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음이 울려퍼졌고 한국을 대표하는 팝핑댄서 ‘HOAN’ 조인환 동문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졌다. 8시 경 드디어 아트드론쇼, 파이어 퍼포먼스&서커스, 불꽃공연이 펼쳐지자 그 화려함과 긴장감 넘치는 아름다움에 참가자들은 잠시 숨을 죽였고 이내 함성을 터뜨리며 열광하였다.

3. 축제 후기
최낙원 교장은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직접 행사장을 돌며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학생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스스럼없이 소통하였다. 행사를 기획하고 연출한 공연기획사 페르소나 최철기 감독(40회)이 행사 전반을 지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학교와 맞닿아있는 안암래미안 아파트 입주민들과 인근 주택의 주민들은 학교 측에서 미리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 관계로 소음을 이해하는 분위기였고 아파트 고층 입주민들은 집안에 편하게 머물며 불꽃놀이를 감상하며 축제를 즐겼다.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자 참가자들은 기분 좋은 얼굴로 학교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학교를 빠져나왔다. 축제의 밤이 끝난 후에도 학교 일대는 축제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4. 행사 전 교장 선생님 인터뷰
용문고 최낙원 교장선생님이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인근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크다는 평이 있어 인터뷰가 가능할 것 같았다. 축제담당 김지수 선생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하였고 축제 이틀 전 용문고 대회의실에서 교장선생님과 축제의 취지와 의미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내용**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

용문학원이 개교 77주년을 맞아 ‘2023 용문 어울림 한마당+불꽃축제’를 개최하였다. 매년 성북구 청소년들과 함께 ‘성북청소년 페스티벌’을 해오던 용문은 올해에는 그 범위를 확대하여 동문,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성대한 지역축제를 진행하였다. 최낙원 교장은 평소 지역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기에 동네 주민으로서 이번 축제의 취지와 의미를 들어보고 싶었다. 교내 구성원들 모두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10월 25일 용문고등학교를 방문하여 대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다음은 최낙원 교장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제가 학교장이 되면서 내건 교육 목표라 할까요, 교육의 방향이라 할까요, 그중 가장 와 닿는 슬로건이 “학생이 행복한 학교”입니다. 학교는 결국 학생이 주인이니 그 주인인 학생들이 학교에 왔을 때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힘들고 지겹고 괴롭다면 그건 학교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사회가 한 3년 동안 코로나를 겪으면서 어른들도 활동의 제약을 받아 답답한데 한창 혈기왕성한 10대 청소년들이 갇혀있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학생들이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확 풀어버릴 수 있는 신명 나는 잔치의 장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학교 축제인 ‘용문어울림한마당’은 성북구청의 지원을 받아 ‘성북청소년페스티벌’이라하여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경연하고 하는 그런 대회를 열어 왔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범위를 넓혀 주민들도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사실 학교 주변 주민분들께는 늘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남학교이다 보니 소음 등 민원이 더러 발생하기도 합니다.

학교의 최고 경영자이신 학교법인의 유승지 이사장께서도 늘 상생의 가치를 강조하십니다.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하는 유승지 이사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그동안 청소년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하여 청소년페스티벌로 운영해오던 ‘용문어울림한마당’을 이번에는 남녀노소가 다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지역축제로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상생의 가치를 모색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시대에는 혼자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자체와 학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숙제이자 고민은 인구절벽 현상에 의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 수가 줄게 되면 학교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고 대부분 4·50대인 학부모도 줄게 되니 지자체도 세수 감소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제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이러한 문제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시기입니다.

학교도 이제는 변해야 합니다. 한 사람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이제 학교에서만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나아가서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는 학교도 지역사회의 힘을 빌릴 수 있어야 하고 지역사회도 공간이나 인력, 이런 것들을 학교의 도움을 받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가 교장이 된 후 안암동 주민자치회 총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이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점들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학교는 혼자 동떨어진 독불장군이 아니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이기에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 학생들에게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 이후 지역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분출구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학교 축제를 이용해서 지역주민들에게 이런 것들을 선보여드리면 어떨까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입니다.

77년 역사의 용문은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습니다. 그중 40회 최철기 감독이 있습니다. 대중들에게 낯익은 이름은 아니지만 그 이력을 말씀드리면 아, 할 정도로 공연 기획계의 실력자입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드론쇼와 파이어포퍼먼스를 총 연출한 감독입니다. 난타를 공연기획하여 에딘버러 세계축제에 출품하기도 한 공연기획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동문입니다. 재학생과 동문과 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축제를 기획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최철기 감독과 상의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최철기 감독이 모교를 위하는 일이니 해보겠다고 하였습니다. 최철기 감독은 제가 30대 초반에 가르쳤던 제자입니다. 저와는 좀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코로나때 공연시장이 모두 닫혀 상설무대도 없어지고 연습할 공간도 없을 때 어려운 사정을 알고서 모교로 불러 학교 시설을 연습장소로 제공하였습니다. 최철기 감독이 모교에 보답할 마음을 갖고 있던 중 저와 축제를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한화서울세계불꽃축제를 오랫동안 총 감독하신 25회 손무열 동문이 계십니다. 지금은 현역에서는 은퇴하셨지만 별명이 불꽃 장인인 분으로 불꽃축제의 거장이십니다. 최철기 감독이 제게 “땅에서 파이어 퍼포먼스를 하고 위에서는 불꽃이 터지면 환상적일 것”이라며 “손무열 선배님께 연락을 드려볼게요”라고 제안해서 판이 커진 겁니다. 그분은 후배가 청하니 선배로서 기꺼이 도와주마 하고 불꽃놀이 팀을 모았고 모교의 행사에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10월 말 이때 쯤이면 지역축제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입니다. 인력을 모으는 것도, 화약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성북구청을 수없이 드나들며 상의를 하였습니다. 담당부서 분들도 학교와 지역사회가 결합해서 치르는 축제가 없었기에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지 난감했을 것입니다. 학교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모델을 멋지게 보여드려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다니고 싶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어 성북구가 활기찬 청소년이 넘쳐나는 구가 된다면 지자체와 학교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고민들을 정면 돌파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축제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손무열 동문이나 최철기 감독 모두 전문가들이라 어설프게 만들면 명성에 금이 가고 망신스러운 일이니까 제대로 한번 보여드리자 했습니다. 화약도 폭발력과 연소시간이 차별화된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한강에서 불꽃축제를 할 때는 폭발력이 강하고 불빛이 화려해도 강으로 떨어지니 위험이 덜한데 우리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하는 것이니 안전을 고려해 화약의 종류나 이런 것들도 치밀하게 계산을 하여 조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꽃쇼, 드론쇼가 한 20분 정도 펼쳐지는데 그 20분을 위하여 최철기 감독하고 올해 초부터 의논을 하며 프로그램을 짜고 시물레이션을 돌려보며 준비를 하였습니다. 불꽃쇼를 하려면 구청, 소방서, 경찰서 등 여러 관계 기관에 신고하여 허가를 받고 심의를 거치는 복잡한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웬만큼 큰마음 먹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보러 오시는 분들은 빠바방 불꽃이 터지면 환성을 몇 번 지르면 금방 끝나버리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노력을 기울여 준비하고 계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사실 학생들은 처음부터 주민참여 행사를 흔쾌히 좋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축제인데 우리끼리 놀고 싶다고 했지만 교육의 일환이라고 설득하였습니다. 교육의 목적이 무엇이겠습니까, 시험성적 잘 나와 좋은 대학 가고 그런 것들이 현실적으로는 중요할지 모르겠지만 교육의 근본적인 역할은 건강한 사회구성원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개개인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해지고 국가도 건강해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 이해교육이라든지 다문화이해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혐오문화 추방교육 등을 앞장서서 교육하고 있고 학생들도 서포터즈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것을 ‘공감인재 육성 프로젝트’라 부르고 있습니다.

저는 일선에서 물러나는 그날까지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교에 나와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학교 밖 어른들이, “요즘 아이들 어때요? 버릇이 없지 않나요?” 하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아니요, 요즘 아이들이 밝고 인사성 바르고 예의 바르고 착합니다. 너무 어두운 면만 부각시키지 마시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움츠려있던 아이들입니다. 보실 때마다 한 번 더 격려해주시고 등 두드려주시고 힘내라고 얘기해 주시면 나중에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서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역군이 되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사진 설명>
1. 축제 이틀 전 용문고 대회의실에서 인터뷰
2. 안암동주민자치회에서 체험부스 운영
3. 내외빈 축제시작 점등식
4. 합창공연
5. 참석자 기념촬영
6. 드론쇼
7-9. 밤하늘을 수 놓은 화려한 불꽃축제
최낙원 교장

최낙원 교장

안암동주민자치 부스

안암동주민자치 부스

축제시작

축제시작

동문공연

동문공연

기념촬영

기념촬영

드론쇼

드론쇼

불꽃축제

불꽃축제

불꽃축제

불꽃축제

불꽃축제

불꽃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