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사랑방과 어머니들
활동자 : 조은영
일 시 : 2024년 8월 10일 토요일 10:00-12:00, 8월 22일 목요일 11:00-12:00
장 소 : 369사랑방 (삼선교로2길 36-1, 1층)
조사지 선정 이유
369마을은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한양도성 성곽마을로 주택 노후화와 기반시설 부족으로 2010년 재개발 정비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2013년 주민 동의로 정비 구역에서 해제되었고, 2014년 주거 환경 관리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재개발 추진 당시 ‘삼선6구역‘으로 불려 첫소리를 따서 3.6.9마을이라 불리게 되었고, 마을의 정체성과 문화를 바탕으로 주민이 화합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언덕마을이라는 세 가지 뜻으로 ‘三育丘(삼육구)’라는 이름이 불여졌다.
2019년 ‘369마을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고 ‘1기 서울시 지역 관리형 도시 재생 기업(CRC)에 선정되었다. 369마을은 서울시의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하기 위해 앵커시설 4곳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369사랑방’, ‘369마실’, ‘369예술터‘, ’369예술공방‘으로 그중에 한 곳인 369사랑방과 어머니밥상을 운영하고 계시는 부녀회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터뷰 및 현장 조사 내용
인터뷰 : 부녀회 소숙자님, 조점순님, 원영자님
- 369사랑방 소개
369사랑방은 369마을의 초입에 위치한 첫 번째 앵커시설시설로 ‘마을 지역 자산화를 통한 주민 일자리 창출’의 특성으로 생성된 공간이다. 369마을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마을 부녀회 분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어머니 밥상과 할머니 밥상은 부녀회 어머니들이 꾸려가는 마을식당으로 매주 1회 마을의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며 시작되었다.
현재는 일반인에게도 오픈하여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 운영하고 있으며 목요일에는 할머니 밥상을 통해 마을 어르신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 어머님들 소개와 사랑방을 시작하게 된 개기는?
어머니 밥상은 이하선 부녀회 회장님이 처음 시작하셨고, 처음에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무료 봉사로 ‘국수 한 그릇 드세요‘에서 시작되었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이전에는 동숭동에 있는 혜화교회 식당을 빌려 배식을 했는데 앵커시설인 369사랑방을 짓고부터는 이곳에서 운영이 되었다. 369사랑방은 서울시가 소유주이며 옛날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진 건물이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이전에는 ‘금요식당‘이라 불렀고, 앵커시설인 369사랑방이 생긴 이후로는 수요일마다 지역 내 어르신을 대상으로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수요밥상’으로 바뀌었고, 현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어머니 밥상’과 할머니들을 위한 ‘할머니 밥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에는 부녀회 네 명이 운영했으나 회장님이 개인적 사유로 그만두시면서 현재 세 명의 부녀회 분들이 운영하고 있다.
사랑방에서 제일 맏언니인 소숙자님은 369사랑채 바로 밑에 집에서 오래전부터 거주하셨고 근처에 사셔서 필요할 때마다 가장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랑방을 운영하는데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맏언니 집에서 물건을 가져와 사용했다고 한다.
조점순님 : “의자가 모자라거나 그릇이 모자라면 형님집에서 다 가져오고 다 가져다 썼어.”
소숙자님 : “어떡해. 급한데 손님은 오시고.”
부녀회에서 둘째 언니인 조점순님은 활동한 지는 오래 되었고, ‘할머니 밥상’ 봉사를 하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막내인 원영자님은 삼선동 1가에 집을 사놓고 돈암시장에서 25년간 슈퍼를 운영하시다가 일하던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삼선동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남편분이 통장으로 계셔서 부녀회 일손이 부족할때 도움을 주며 참여하던 중에 결원이 생기면서 함께 동참해달라는 요청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들어오게 되니 동네 일이라해도 낯설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원영자님 :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셋이서 알아서 손발을 맞춰 잘 진행하고 있죠.”
- 369사랑방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처음에 ‘할머니 밥상’은 일주일에 한 번 4시간에서 5시간씩 활동했는데 하다보니 일주일에 세 번씩 하게 되고 지금은 장사를 하며 손님도 받게 되었다.
외부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활성화을 통해 사업성있게 운영하고 싶으나 지역이 외진 곳에 있고, 춥고 더울 때 운영이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다.
7월에는 장마철 더위 때문에 한 달간 어머니들의 휴가가 주어졌고, 8월에는 습한 무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찾지 않아 할머니 밥상이 있는 목요일 하루만 운영된다.
9월부터 10월까지는 369성곽여가 풍:류‘가 진행되어 다시 정상적으로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 세 번 운영된다.
‘369성곽여가 풍:류‘는 369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공연, 문화, 예술 체험행사로 369마을 문화 예술콘텐츠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과 청년, 지역 대학 및 문화 예술 네트워크를 연대하여 9, 10월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해설사가 들려주는 성곽마을여행, 정성 가득한 어머니 밥상, 369 풍류 한마당과 함께 다양한 문화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성곽 예술제로 풍류가 진행되어 많이 올 때는 하루에 3, 40명 정도 사랑방을 방문한다고 한다.
토요일은 사람이 많아 두 가지 음식을 할 수 없어서 비빔밥만 제공하고 있다.
“30~40명 되는데 누구는 백반 달라, 누구는 비빔밥 달라하면 힘들어서 한 가지로 통일, 식혜 껴서 만 원씩.“
369마실에서 식혜는 따로 팔아서 1리터는 만 원, 500ml는 오천 원해서 더울 때는 제법 팔린다고 한다. 그 외에도 수제청 만들기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일대에서 마을 잔치를 펼쳐지면 369사랑방에서 진행한다.
“작년에는 후원 행사로 동지팥죽도 했었어. 시의원, 구의원, 어린이집 아이들도 먹고 가고 전부 동네 잔치지.“
“한 번씩 해요. 동네 잔치같은거.”
“거창하게 하기보다 간소하게 하는 거지.”
비어있는 시간에는 작가들에게 대관하여 그림그리기, 수공예, 도자기공예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이루어진다.
- 할머니 밥상은 어떤 분이 오시는가?
처음에는 12명 정도였고, 현재는 절반에 해당하는 다섯 분 정도만 오신다.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으시니 몸이 편찮으시거나, 요양원에 계시거나 돌아가셔서 오시는 분들이 자꾸 준다며 안타까워했다.
“그전에는 90 넘으신 분들이 계셨는데 지금은 그분들이 못 오셔. 평지가 아닌 꼭대기다 보니까 비오면 못 오고, 눈 오면 못 오고, 더워서 못 나오고.”
왜 다른 분들은 오지 않는지 묻자, 이곳은 무료봉사이고 전부 부르면 많겠지만, 이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만 오시기 때문이다. 아래 노인정이 있지만 구역이 갈라지다보니 삼선1구역 할머니들만 오신다고 한다.
“조금 젊으신 분들은 안 오시더라구요. 밥 배식을 한다는게 먹기가 좀 그런가봐. 안와요. 오시라 해도 안 오셔. 여기 오시는 분들은 초창기 때부터 계속 오시던 분이라.”
이곳에 오시는 할머니 한 분이 재미있으신 분이 있다며 어머님들이 추천하셨다. 노랫 가락도 종이에 적어 벽에 붙여놓고, 노래도 부르시고 분위기맨(분위기메이커)이라고 했다. 이날도 식사하러 오셨는데 89살 나이에도 아직도 정정하시고 쉬지 않고 이야기하시며 대화내용을 통해 명랑하고 화통하신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 장을 어떻게 보시나요?
나이가 70이 넘다보니 요즘은 힘들어서 식자재 마트에서 배달로 많이 주문하는데 처음에는 경동시장가서 사오고 직접 끌고 다녔다. 그래도 하나씩 빠트리고 사올게 생긴다.
우리는 살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군데서 다 시키면 좋은데, 좀 더 저렴하게 파는 곳이 있으면 그것을 사고 싶어서 다 사들고 온다.
“예전에는 저기가 500원 싸면 그놈을 사서 들고 오는거야. 한 곳에서 시켜버리면 3만원 금방 되는데 여기는 이게 싸고, 여기는 이게 싸고하니 이놈사고, 이놈 사고 들고 오는거야. 주부니까.”
- 운영하시며 겪었던 에피소드는?
369사랑방이 택배차가 진입할 수 없고, 계단이 많은 꼭대기에 위치하다 보니 무거운 택배 물건을 주문했을 때 미안하다.
조점순님 : “택배 주문을 하면 화를 내니까 숨어. 차가 여기까지 못 올라오니까 끌고 들고 올라오니까. 여기 앉아서 들으면 막 씨씨하면 여기 부엌에 숨는다니까 미안해서.”
소숙자님 : “얼마나 힘들겠어요. 힘들긴 힘들지.“
물이라도 드리고 싶은데 너무 화를 내면 무서워서 숨어서 지켜보다 던져놓은 물건을 챙겨온다고 한다. 요즘에는 택배차가 왔는지 미리 확인하고 택배기사가 끌고 오면 세 분이서 뛰어내려가서 한 박스씩 들고 올라온다고 한다.
“최근에 청귤이 30kg씩 오니까 힘들지. 땀이 비 오듯 흘러도 시원하게 청귤차 저거 한잔 타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
“좋은 아저씨들은 뭐도 타 드리고.”
- 운영하시며 어려운 점은?
부녀회를 늘리고 싶은데 손님이 없고, 지금은 집에서 노는 분들이 없이 다들 직장에 다니고 있고 이곳에서 매달릴 사람이 없다.
그래서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지원을 안 하시냐 여쭤보니 “연세 많으신 분은 식사를 하셔야 하고.“라고 하셔서 웃음이 터졌다.
“부녀회는 자꾸 늘리라고 하는데 올 사람이 없는 거야. 솔직히 말해 돈 조금 받고 누가 여길 오려고 하겠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닌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봄, 가을이 아닐 때는 손님이 없어서 369마을사회적협동조합의 대리님이나 과장님이 직접 나가서 사람 많이 다니는 곳에서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한다.
-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은?
원영자님 : “몸담고 일하는 동안은 운영이 잘돼야지. 끝까지. 좋은 결과가 남길 바라는 거지. 흐지부지하게 말면 서로가 상처받잖아. 내가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모를까 나도 이곳에 토박이로 살 거고, 형님들도 토박이로 살 거고 할테니까 세 명이 잘 합을 맞춰 끝까지 잘 끌고 가는 수밖에 없어.“
소숙자님 : “우리는 여기에 몸담고 있으니까 있을 동안은 손님이 많이 오셔서 홍보가 많이 되는 게 바람이죠.”
조정순님 : “노인들, 할머니들을 챙기고 손님들도 많이 오고 잘됐으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세분이서 하나가 되어 손발을 맞춰가며 잘 운영하고 있고, 지금은 보람을 많이 느끼고 계신다고 한다. 초반에 힘든 일도 많았지만,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고,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활동하는 369마을사회적협동조합 사장님과 직원 분들의 모습을 보며 힘이 되고 보탬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계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손님들도 많이 오시고 홍보도 많이 돼서 이 공간이 많이 활용되길 바란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 주요활동
밥상운영 – 마을 탐방객, 일반인 대상으로 식당운영.
특산품제조 – 수제청과 식혜 등을 직접 만들기 체험행사, 제품판매.
공간대관 – 스터디룸, 워크숍, 작가 수공예 클래스, 주민공방, 독서모임
참고사이트
https://www.eco.or.kr/activity/?bmode=view&idx=9133244
https://naver.me/FLKFtwWm
https://blog.naver.com/storysb/223232712620
https://369maeul.modoo.at/
<사진 설명>
1. 369사랑방 주변풍경 좁은 골목
2. 369사랑방 건물모습
3. 369마을에서 진행된 청귤청담그기 체험행사 ‘369마을 청벙청벙’ 장면
4. 직접 담근 청귤청 한병, 샐러드와 떡, 청귤음료 제공
5. 청귤청을 담그고 있는 부녀회 원영자님
6. 청귤청 활용 레시피 안내문
7. 369사랑채 관련 사진과 작품
8. 369사랑방 부녀회 어머님들과 함께한 인터뷰 영상
9. 369사랑방 내 마을 부엌 이곳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만드신다.
10. 어머니 밥상을 준비하는 모습. 당일 먹을 음식을 직접 요리하신다.
11. 이날 네 분이 참여하셨고, 무료로 식사가 제공된다.
12. 네이버 예약을 통해 주문한 1인 식사
13. 어머니 밥상을 먹고 간 방문객의 글
14. 369어머니 밥상 안내문
15. 369성곽여가 풍;류 코스에 포함된 어머니 밥상
16. 할머니 밥상 때 오시는 89세 할머니께서 6월 호국보훈의 날 기념으로 남겨놓은 글.
17. 할머니 밥상 때 오시는 89세 할머니께서 개사하여 남겨놓은 사랑방 노랫가사
18. 8월에 담근 청귤청으로 1년 간 369마실에서 판매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