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립미술관 화가 조덕환의 삶
활동자 : 윤소영
일 시 : 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10:00-12:00
장 소 : 성북구립미술박물관(도로명 주소: 성북로 134)
1. 조사지 선정 이유
성북구립미술관은 이번 2024년 가을을 맞이하여 “조덕환: 구상의 길을 걷다” 전시를 개최하였다. 화가 조덕환(1915~2006)은 광복 이후 성북동에 터를 잡은 서양화가로 그의 일생과 작품을 조명함으로써 성북의 회화사를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번 작품전은 조덕환의 작품 191점이 성북구립미술관에 무상 기증된 계기로 열리게 된 것으로, 그가 1940년대부터 말년까지 그렸던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등 한국근현대 미술 구상회화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2024년 10월 15일부터 12월 8일까지 성북구립미술관 본관 2, 3층 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2. 인터뷰 및 현장 조사 내용
전시관 소개에 따르면, 조덕환은 개성에서 출생하여 조선미술전람회라는 관전에 입선하여 화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도쿄의 니혼미술학교에서 수학했으며 광복 직후에는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구상회화에 천착하였다. 특히 그의 작품은 ‘사람과 자연’을 근본으로 삼았으며, 전시 중에는 그가 스승의 말씀 중 인상 깊었다고 고백한 말씀을 함께 전시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것은 오직 자연 속에 묻혀 있다. 우리는 금이나 보석을 발굴해내듯 미(美)를 보는 눈을 발전시켜 자연 속에서 찾아내야 한다.”나는 이것을 화폭에 재현하는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고 있습니다.)
조덕환의 풍경화는 그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수원과 대전, 대구 등을 떠돌며 그린 작품들로, 그가 일제강점기, 광복, 한국전쟁 등 수난의 역사에서 그렸던 작품들이 대다수이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풍경화와 함께 수많은 인물화도 전시하였다. 전시관의 설명에 따르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을 모델로 하였으며, 이는 전쟁 이후 되찾은 평온한 일상을 잘 보여준다고 제시하였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 1940년대에 성북회화연구소에서 조덕환이 그린 데생과 연구 작품 등이 전시되어 성북구 내 화가 집단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성북회화연구소는 서양화가 이쾌대(1913-1965)가 설립한 공간으로 이 연구소는 이념이나 정세에 따라 변동되기보다는 ‘그림’을 위한 이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역할하였다. 특히 그간 이쾌대가 월북작가로서 조명받지 못했던 한계를 고려한다면, 성북회화연구소 네트워크와 이 공간을 거쳐 간 유명한 작가들에 대한 전시와 연구 역시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성북회화연구소에는 김창열, 김서봉, 김숙진, 손웅성, 신영헌, 심죽자, 전뢰진 등의 예술가가 거쳐 갔으며, 조덕환 역시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배출하였다.
1980년 12월 13일 매일경제 기사는 성북동에 사는 원로미술인 네트워크의 ‘불우이웃돕기 전시회’의 현장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혹한 녹이는 미술인의 온정”이라고 기사 제목을 작성하며, 성북동의 수많은 미술가들이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서고 있다며, 성북 예술인들의 선행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한 구체적인 예술인의 명단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조덕환뿐만 아니라 서세옥, 김기창, 김충현, 장두건 등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성북동 내 다양한 미술인들이 함께 살았던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함께 전람회를 주최하는 등 적극적인 지역 활동을 전개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혹한 녹이는 미술인들의 온정: 원로 중견작가들 불우이웃돕기 전시회」, 매일경제, 1980년 12월 13일)
3. 조사지 특징 등
이번 조사에서 알게 된 점은 성북구립미술관이 수많은 작가들과 컬렉터들의 기증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라는 사실이다. 전술했듯이, 고 조덕환 작가의 유족이 이번에 그의 작품 191점을 성북구립미술관에 기증한 바 있으며, 2020년에는 서세옥(1929~2020)의 유족이 그의 작품 2300여점과 생전에 수집한 문화재 및 미술품 990여점을 기증하였다. 또한 조각가 최만린(1935~2020)도 그의 작품 443점과 자료 2095점을 성북구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2022년에는 화가 윤중식(1913~2012)의 유족이 유화 71점과 자료 500점을 성북구에 기증하였다. 이들은 각각 성북동에서 50~60년간 거주한 화가들로 성북구가 근현대 미술사에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임유이, 「근현대 미술품 부자 성북구립미술관」, 스카이데일리, 2024년 9월 29일.)
<사진 설명>
1. 성북구립미술관 가는길로, 조덕환의 포스터를 볼 수 있다.
2. 성북구립미술관 정면 모습과 조덕환 전시 포스터
3. “오로지 정진”: 조덕환 전시 설명
4. 조덕환, 『설경』, 1987
5. 조덕환 전시 소개
6. 조덕환 전시 소개 2
7. 조덕환, 『칸나와 소녀』, 1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