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정릉 개울장
활동자 : 정봉운
일 시 : 2024년 11월 09일 토요일 13:00-17:00
장 소 : 정릉천 산책로 일대
1. 조사지 선정 이유
정릉지역을 기록하며 다니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해마다 열리는 정릉 개울장을 제대로 참여해 본 적이 없었다. 올해 100회째를 맞은 개울장을 돌아보고 지역단체와 청년, 지역주민, 시장상인들의 협력 사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었다. 또한 여유있는 마음으로 천천히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망설임 없이 선정하게 되었다.
2. ‘100회 정릉 개울장’ 조사 내용
정식 시장으로 등록되어 2010년 개장한 정릉시장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골목형 전통시장이다. 한옥들과 현대식 건물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2층 주택들이 즐비한 곳에 1층에 약115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고, 시장 중앙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 정릉천과 산책로가 있어 시장을 이용하는 방문객에게 휴식공간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릉 개울장은 2014년도에 처음 열리기 시작했다. 당시 대형마트와 쇼핑몰에 밀려 소실 위기에 있었던 정릉시장에 서울시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였다. 2014년 위기에 처했던 정릉시장 되살리기에 동참한 서경대, 한국예술종합대학교 등 인근의 학생들이 시장안에 또다른 시장을 열어보겠다고 시도를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개울장이 생기게 되었다. 시장 상인들은 고민 끝에 이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내렸고 여기서부터 개울장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정릉시장에 개울이라는 특성을 살려 다양한 체험놀이와 상품, 먹거리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정릉천을 변화시켰고 상인과 지역주민, 시민단체와 대학이 한마음이 되어 전통시장을 살리고 청년들의 창업 현장이 될 수 있도록 운영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마을인시장’이라는 브랜드와 ‘정릉신시장사업단’을 만들어 개울장에서 발굴된 지역의 청년창업가들이 전통시장에서 도전과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되었다.
개울장 초창기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살려 장터 이름에 재미난 이름을 붙인 것도 성공요인 중의 하나였다. 팔장, 손장, 배달장, 알림장, 수리장, 소쿠리장과 같은 독특하고 전통성을 살린 말을 장터이름에 붙이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팔장은 주민의 시간과 삶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이며, 손장은 지역의 손작업 예술가들이 작품을 뽐내고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장이다. 배달장은 정릉시장의 소문난 먹거리를 배달해 개울장을 즐기면서 맛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출출해도 자리를 비우기 어렵던 상인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이밖에도 지역의 기업, 복지관 등이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나누는 캠페인이 펼쳐지는 알림장, 물건을 수리해서 다시 쓰는 수리장, 지역의 도시농부들이 건강하게 키우고 거둔 수확물을 판매하거나 나누는 소쿠리장은 교육적 효과가 높아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았다. 시장구경 왔다가 캠핑까지 즐기도록 한 개울섬 캠핑장, 개울소리를 들으며 야외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민 개울 도서관, 다리 밑 시원한 그늘에서 개울소리를 들으며 공연을 즐기는 미태극장, 한 때 염색공장이 있었던 정릉시장의 과거를 재현한 천연염색터도 인기가 많았었다.
이후 코로나19가 지나가고 그 여파로 방문객 수와 매출이 다시 급강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특화상품을 개발해 박람회를 참가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입점하고 라이브 커머스에도 참여하는 등 온라인 마케팅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24년 마지막 개울장인 ‘100회 마을장터 개울장’은 11월 9일 토요일 오후12시부터 오후5시까지 정릉천 산책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올해도 총7차례 토요일에 (5/18, 6/8, 7/13, 8/24, 9/21, 10/12, 11/9) 진행되었다.
정릉천에서 진행된 담벼락 전시회는 마을장터 개울장 100회 기념전으로 진행되었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그동안의 기억들을 담은 사진들로 구성이 되어 전시 되었다. 정릉시장 상인분들이 직접 나와서 판매하는 길장에는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간식들을 판매하는 분식왕 부스도 운영됐다. 손장과 팔장도 플리마켓 형식으로 운영되었다.
오후1시에 주민참여마당에서는 개울장 100회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행사가 진행되었다. 백미로 만든 가래떡 퍼포먼스도 진행되었으며 많은 내빈들이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개막식에는 이승로 구청장을 비롯해 김영배 의원(성북갑, 더불어민주당), 성북구의회 윤순임 운영위원장과 정윤주·이용진 의원, 박시숙 정릉시장상인회장 등이 참석해 가래떡을 자르며 100회를 기념했다.
기념식 이후에는 서경대학교 밴드 동아리 2팀의 축하공연이 진행되었고 주민참여마당 한편에는 키다리아저씨가 등장하여 아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참여마당 체험부스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과 페이스페인팅 부스도 운영되었다. 또한 소상공인 진흥공단에서는 어린이 장보기 체험부스를 마련하였고 국민대 창업캠퍼스에서는 입주기업 홍보부스를 운영하였다. 이밖에도 버섯놀이터 앞에는 바람개비 만들기와 캐리커쳐 키링 만들기 체험이 운영되었고 꿈터작은도서관에서는 책읽어주기 체험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또한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친환경 캠페인 부스를 운영했다.
곳곳에는 안전관리요원과 지역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되어있어 원활하고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었다. 이번 행사를 참여한 지역주민은 해마다 아이와 함께 개울장에 참여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아이들 손잡고 장터를 구경하면서 주말을 보내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정릉천이 계속 깨끗하게 보존되고 정릉천과 함께 이 개울장도 아이들 세대까지 게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을 남겼다.
3. ‘100회 정릉 개울장’ 조사를 마치며
정릉 개울장을 제대로 참여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개울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인원과 단체가 배치되어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10주년을 맞은 만큼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었다. 개울장이 생겨 발전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서 지역주민들과 청년, 지역공동체들이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100회를 맞은 개울장을 통해 정릉만이 가지고 있는 자생력을 또 한번 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고, 나눔과 순환이 공존하는 지역의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사진 설명>
1. 이마트24앞 정릉천 산책로
2. 청수교 밑 정릉천 산책로
3. 정릉식당 앞 정릉천 산책로
4. 주민참여마당
5. 담벼락 전시와 팔장
6. 100회 기념 공연
7. 금강한의원, 정릉천별똥대건물 앞 정릉천
8. 100주년 기념 커팅식
9. 다리밑 팔장
10. 담벼락 전시 및 판매용 옷
11. 버섯놀이터 놀장 앞
12. 주민참여마당 배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