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마을아카이브

바야흐로 졸업과 입학의 계절입니다. 몇 년 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봄방학(학기 말 방학)이 사라지는 추세라 일찌감치 졸업식과 종업식을 마친 학교들도 많지만, 대학교는 지금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이 한창입니다. 저희 성북마을아카이브는 작년 제2회 성북구 민간 기록물 수집 공모전을 통해 다양한 학교 관련 기록물을 모았습니다. 이번 금도끼에서는 공모전에서 수집한 기록물을 통해 입학식과 졸업식의 기억을 떠올려 보고자 합니다.

3월, 아직 모든 게 낯선 학교 운동장에 모여 입학식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은 미리 배정받은 반별로 모여 길게만 느껴지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부모님들은 뒤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앞으로 학교생활을 잘해 나가기를 바라고 축하해 주셨죠. 1963년 삼선국민학교(초등학교) 입학식 사진을 잘 살펴보면 자기 몸통 길이만 한 손수건을 이름표와 함께 달고 있는데요. 겨울철 추위에 코를 훌쩍이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위한 콧 수건을 함께 달아준 것으로 요즘엔 볼 수 없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침 일찍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학교로 가 수업을 듣고,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함께 놀다 보면 낯설던 학교는 어느새 우리 학교가 됩니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과 체육대회, 수련회 등 크고 작은 행사를 거치고 나면 어느덧 정든 학교를 떠나 졸업할 때를 맞이합니다. 그동안의 추억은 한 권의 졸업앨범과 한 장의 졸업장에 담기게 됩니다.

입학식 때처럼 운동장이나 강당에 모여 졸업식이 진행되고, 졸업 학사 보고와 함께 몇몇 학생들이 대표로 나와 졸업장과 개근상, 우등상 등을 받습니다. 이 졸업장과 함께 받은 갖은 상들은 그간의 성실함을 칭찬하는 상징이었습니다. 교장선생님 축사, 졸업하는 선배를 보내는 재학생의 송사와 졸업생의 답사 등을 거쳐 졸업식을 마치면 가족들과는 물론 헤어지기 아쉬운 선생님, 친구들과도 기념사진을 잔뜩 찍곤 했습니다.

졸업은 하나의 매듭점이지만 또 다른 시작의 출발선입니다. 반복되던 일상을 깨고, 새로운 것에 부딪혀야 한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설 수도 있죠. 그때 지난주 화제가 되었던 한 연예인의 졸업 축사처럼 자기가 깨닫지 못했던 자기 마음속 응원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면 미래로의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모든 졸업생을 축하하며 오늘의 금도끼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