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끼 #204]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의 변화
작성자 장지희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에 완공된 롯데캐슬 트윈골드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에 완공된 롯데캐슬 트윈골드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에 완공된 롯데캐슬 트윈골드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에 완공된 롯데캐슬 트윈골드

길음역 7번 출구로 나와 길음시장 방면으로 고개를 들면 높은 건물이 눈에 띕니다. 바로 올해 4월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에 완공된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총 35층에 달하는 고층에 세대 수는 395세대이며 총 2개 동으로 이루어진 이 아파트는 길음뉴타운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길음역 앞 대로변에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상가와 세대들이 입주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고층 건물이 들어서기 전, 이곳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재개발 전 길음뉴타운 입구 전경

재개발 전 길음뉴타운 입구 전경

길음역세권 구역 항공사진(2005)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길음역세권 구역 항공사진(2005)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이 일대는 돈암동에서 미아리고개를 넘어 미아사거리와 장위동 쪽으로 연결되는 길목으로 비교적 일찍부터 거주지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옆 길음시장이 활성화되며 1950년대 후반부터 이 구역에 도시형 한옥이 자리 잡았다고 하는데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009년에 진행한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에 따르면 길음역세권 구역 일대의 가구수는 200가구, 인구는 400명이 조금 넘었다고 합니다. 재개발 착공 4개월 전인 2019년 4월, 성북문화원에서 남긴 길음역세권 재개발구역을 일대의 사진을 통해 개발 전 이 일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개발 이전 도시형 한옥 모습

재개발 이전 도시형 한옥 모습

재개발 이전 도시형 한옥 모습

재개발 이전 도시형 한옥 모습

이 구역에 위치한 한옥 중 일부는 점포 또는 상가로 개조되기도 했습니다. 골목 안쪽 길음동 541-68에는 가죽 가게인 세풍피혁이 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점포로 개조된 도시형 한옥 중 한 곳이었습니다. 세풍피혁 건물은 문간채가 결합된 ㄷ자형 한옥으로, 길에 접해있어 장사에 유리한 위치인 문간채를 개조하여 상점으로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가죽을 다루는 상점이었던 만큼 가게 내부에는 구두약, 구두굽 등의 물품들을 비롯한 다양한 부자재들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세풍피혁 입구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세풍피혁 입구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세풍피혁 내부 모습

세풍피혁 내부 모습

이 외에도 인근 골목에는 여관과 슈퍼, 미용실 등이 자리하고 있었고, 또 다른 피혁 가게인 ‘골고루피혁’도 있었습니다. 현재 이 점포는 인근인 삼양로로 그 위치를 옮겨 계속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무속 신당도 여럿 분포되어 있었는데, 길음뉴타운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서며 인근에 터를 잡고 있던 신당 대부분이 역세권 지역으로 옮겨 왔기 때문입니다.
골목에 위치한 점포들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골목에 위치한 점포들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영정암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영정암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길음역세권 구역의 항공사진을 보면 필지의 형태가 삼각형 모양을 띄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골목 내부뿐만 아니라 삼각 형태의 필지 바깥쪽에도 여러 상가 건물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었습니다. 각종 음식점과 양복점, 금은방, 청과물 가게, 부동산, 사진관, 철물점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운영되며 주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재개발 이전 상가의 모습

개발 전, 현재 완공된 아파트 정문 자리에는 ‘복다방’이라는 커피숍이 위치했습니다. 이곳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서 영업 이어 온 곳으로, 2019년 촬영 당시 길음시장 부근에 있던 오래된 다방 네 군데 중 유일하게 남아 영업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길음시장 인근 구두 수선점 사장님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그때의 인연으로 복다방 사장님께서는 가게를 이사하며 영업 당시 사용하던 메뉴판을 성북마을아카이브에 기증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복다방은 현재 길음역 8번 출구 앞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재개발 이전 길음역세권 구역에 위치했던 복다방(2019)

재개발 이전 길음역세권 구역에 위치했던 복다방(2019)

복다방 내부(2019)

복다방 내부(2019)

복다방 메뉴 가격표

복다방 메뉴 가격표

길음역 8번 출구 앞으로 이전한 복다방(2021)

길음역 8번 출구 앞으로 이전한 복다방(2021)

거기가 인제는 역세권이라고 그러는데 재개발 되잖아. 거기도 재개발 되서 삼십 몇 층인가 두 채가 들어오고. 그러면 길음동의 그 얼굴이 되지. 길음동이 천지개벽이 되는 거야 지금 재개발 되면서. (이문규, 남, 1933년생, 2009.4.6.)
- 서울역사박물관, 『길음동』, 서울역사박물관, 2010, 113쪽

길음동에 수 십년씩 거주해 온 주민들은 재개발로 급격한 변화를 맞은 동네의 모습을 보며 ‘천지개벽’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대적인 공사가 시행되기 전의 모습을 담은 기록물을 살펴보니, 재개발이 완료된 지금의 경관과는 매우 상반되어 그 말에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인근으로 이전하여 계속해서 운영되는 몇몇의 가게들처럼, 이전의 이야기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동네를 걸어보며 매일 조금씩 변하는 주변의 풍경을 관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문헌>
서울역사박물관, 『길음동』, 서울역사박물관, 2010
서울역사아카이브, https://museum.seoul.go.kr/archive/NR_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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