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끼 #210] 성북의 독립운동가와 지역 예술가의 만남
작성자 박유진
성북마을아카이브의 ‘성북마을발견’에서는 문학, 독립운동이라는 주제로 성북구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 소개할 수 있을 만큼 성북구는 많은 문학가와 독립운동가가 자리 잡고 있던 동네입니다. 그중에서도 이육사와 한용운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이육사와 한용운은 우리 민족을 위해 투쟁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정신을 노래한 시인입니다. 성북문화원은 매년 이육사 탄생 문화제와 만해 한용운 창작 뮤지컬 <심우>를 개최하며 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2024년은 이육사 탄생 120주년이자 한용운 입적 8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올해는 매년 진행했던 이육사 탄생 문화제를 예년보다 특별하게 준비하고, 만해 한용운 추모예술제도 개최되었습니다. 또, 성북구의 대학생들, 지역의 예술인들과 함께하여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번 주 금도끼에서는 지난 5월 18일과 6월 29일에 진행되었던 이육사 탄생 120주년 기념 문화제 “Re:육사”와 만해 한용운 입적 80주기 추모예술제 “기억할 만해萬海”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이육사 탄생 120주년 기념 문화제 “Re:육사”는 5월 18일 토요일, 길음동의 꿈빛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이육사 선생은 1939년부터 1942년, 약 3년간 종암동 62번지에서 머물며 <청포도>와 <절정>, <교목>과 같은 대표작을 썼습니다. 성북구와 성북문화원에서는 이를 기념하고자 매년 이육사 탄생 문화제를 개최해 왔습니다. 올해 펼쳐진 탄생 120주년 기념 문화제 “Re:육사”에서는 동덕여자대학교, 서경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한성대학교의 학생들이 펼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이육사 선생과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동덕여자대학교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공연한 시 ‘교목’에 곡을 붙인 창작곡을 시작으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대학에서 보여준 뮤지컬 ‘육사, 그 씌어지지 않는 편지’,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학생들이 들려준 가곡 ‘청포도(한정임 曲)’와 현악 콰르텟, 한성대학교 예술학부 한국무용 학생들이 보여준 창작 무용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까지. 웅장하고 감동적인 공연들은 학생들과 우리 모두가 이육사와 한마음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성북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밴드 빈티지프랭키와 래퍼 권썩, 아티스트 GK가 함께하여 풍성한 문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예술제에는 이육사 선생의 외동 따님이자 이육사추모사업회 상임이사이신 이옥비 여사도 참석했습니다. 명예구민증을 수여받고 함께 공연을 관람하여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한편, 입적 80주기를 맞아 개최된 만해 한용운의 추모예술제 "기억할 만해萬海"는 6월 29일 토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1933년부터 1944년, 입적하는 순간까지 11년간 성북동의 심우장에서 머무르며 일제와의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성북구와 성북문화원에서는 이를 추모하고자 다례재를 준비하고 창작 뮤지컬 <심우>를 공연해 왔는데요, 올해는 80주기를 맞아 추모예술제를 마련했습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 예술제는 각각 한용운 선생이 머물렀던 성북동 심우장과 성북역사문화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졌습니다.

심우장에서 진행된 1부에서는 국민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학생들이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의 학생들은 ‘만해의 숨, 결’이라는 이름으로 현악 4중주, 성악, 시 낭송과 무용 등 여러 장르가 융합된 공연을,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무형유산연합회와 함께 산조 합주, 씻김굿, 대길지무, 태평무, 부채춤과 남도민요와 같이 다양한 춤과 소리를 펼쳤습니다.
1부의 공연에 이어 성북역사문화공원에서 진행된 2부는 더욱 많은 지역의 예술인들과 함께했습니다.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생인 한이서와 이동현의 가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전형주의 거문고 연주, 마찬가지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멤버가 있는 다붓의 창작 국악이 성북역사문화공원을 채웠습니다. 그 밖에도 성북구를 중심으로 한 예술인, 밴드 빈티지프랭키와 래퍼 권썩, 아티스트 GK와 국악 유튜버 대금이누나의 공연이 이어져 다채로운 예술제를 완성했습니다.


성북구의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콘텐츠는 이번 문화제나 예술제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창작 뮤지컬 <심우>나, 밴드 빈티지프랭키의 ‘청포도’, ‘님의 침묵’과 같은 노래와 앨범들, 정릉동 독립운동가 이은숙의 생애를 소재로 한 뮤지컬 <아나키스트의 아내> 등이 성북구의 역사문화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콘텐츠와 더불어 성북의 역사적인 인물들을 기억하는 문화공간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화공간 이육사’, ‘성북근현대문학관’ 등이 그 대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콘텐츠와 공간은 그저 존재했을 때보다 우리가 함께할 때 진정으로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 주변의 역사문화콘텐츠와 문화공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라면서 이번 주 금도끼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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