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끼 #222] 만남의 장, 성북구의 축제
작성자 박수진
가을이 되면 성북구 곳곳에서 축제가 열립니다. 이 중에는 동축제도 있습니다. 2020년에는 이런 동축제를 모아서 금도끼 #33 10월 동축제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https://archive.sb.go.kr/isbcc/home/u/gold/view/33.do?page=32). 글에도 있지만 삼선동에는 <선녀 축제>, 정릉동에는 <버들잎 축제>, 종암동에는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 장위동에는 <부마 축제>, 석관동에는 <의릉문화 축제>가 열립니다.
의릉문화축제 2019년

의릉문화축제 2019년

동축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끝난 <성북동문화유산야행>은 2017년부터 매년 가을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매년 5월 성북동에서 열립니다. 여러 축제들을 엮어 성북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성북진경>도 성북구의 축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계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라틴아메리카 축제>, <유러피안크리스마스마켓>과 같은 축제도 있습니다.
성북동문화유산야행 2024년

성북동문화유산야행 2024년

봄과 가을 성북구는 이런 축제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축제에는 사람이 모입니다. 먼저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축제든 그냥 열리지 않습니다. 동 단위의 주민자치회이든, 성북문화원과 성북문화재단 같은 기관이든 준비하는 사람 없이 축제는 그냥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축제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식과 물건을 팔기도 하고, 공연을 하기도 하고,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안전을 위해 애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은 축제는 이들을 위해 준비됩니다.
2016 제8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2016 제8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각 축제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각 동에서 열리는 축제들은 동의 정체성을 이야기합니다. 동명의 유례나, 동의 대표적인 문화유산(혹은 인물)과 관련이 있죠. 문화유산 자체가 주제가 되거나, 대사관저가 많다는 것을 이유로 만들어지고 의미가 더해지는 축제도 있습니다. 축제를 즐기러 와주는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축제에선 의미와 사람이 모두 만납니다.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접점을 갖게 됩니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국악이나 대학생들의 공연을 보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을 듣습니다. 각국 대사관에서 직접 준비한 음식을 맛보러 오며 준비한 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동 축제에서는 평소 소홀했던 이웃을 보고 회포를 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준비한 의미를 접하기도 합니다.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의미를 알아가고, 문화 다양성의 중요성을 복기하기도 합니다. 우리 마을의 유래와 인물들을 알아가고, 다시 한 번 상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중요한 만남의 장인 축제는 보통 날이 좋은 봄과 가을에 열립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고, 축제의 의미를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이 닿아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축제의 시즌도 끝나갑니다. 꼭 성북구의 축제가 아니라도 여러분은 어떤 축제에 참여하셨나요? 그리고 누구를 만나셨나요? 어떤 의미와 마주쳤나요? 혹시 못하셨다면, 내년에는 여러분이 원하는 축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되도록 성북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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