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고금
1957.09.10
작품 문학
1957년 9월부터 1961년 2월까지 약 3년 반에 걸쳐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3부작으로 구성된 장편동화이다. '고금'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래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고금'이 이동하면서 여러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1950년대 중, 후반 한국 사회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삼선교, 돈암동, 미아리 등 성북구가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성북동
  • 마해송_모래알 고금 표지(성북구립미술관)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마해송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1957.09.10
  • 비고: 1957.09.10~1958.01.22 1부 134회 연재1959.01.07~1961.02.01 2부 135~524회 연재

근거자료 원문

  • · 마해송, 「모래알·고금」156, 『경향신문』1959.1.28. 석간 4면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성북문화원, 2016, 성북동 역사문화자원 조사·연구, 179쪽
  • 대궐같이 높은 기와집과 대문이 으리으리한 양옥집이 늘어선 골목을 뺑뺑 돌아서 나선 큰길은 삼선교 개천가였습니다. "꽃 사세요! 꽃이요……" 개천을 끼고 삼선교로 내려갑니다. 총총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만 많고 꽃을 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32쪽
    미아리고개 너머에 딸과 함께 살고 있는 김금순이 꽃을 팔러 삼선교 근처 골목을 돌아다니는 장면이다. 삼선교는 동소문동과 성북동, 삼선동이 만나는 교차로에 있었던 다리로, 혜화동 고개 넘어 삼선교와 돈암동 옛 전차 종점을 거쳐 미아리고개로 이어지는 도로는 강북과 도심을 잇는 주요 교통로였는데, 성북천이 복개될 때 철거되었다고 한다. 이 장면을 통해 소설이 연재되었던 1950년대 후반 성북동의 모습을 알 수 있다.
  • 꽃 장수 아주머니는 빈 대야를 머리에 이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전차 종점도 지났습니다.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긴 다리를 건넜습니다. 그러고도 자꾸 걸어갑니다. 해는 지고 어둠이 짙어 옵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34쪽
    미아리고개 너머에 딸과 함께 살고 있는 김금순이 꽃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다. 내용 중 등장하는 전차 종점은 돈암동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이튿날 새벽 어머니는 꽃을 한 대야 머리에 이고 집을 나섰습니다. 돈암동에서 전차를 탔습니다. 종로 4가에서 내려서 걸어갑니다. 화신 앞에 벌어지는 꽃 시장으로 가는 것입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41쪽
    김금순이 무용 콩쿠르에 나가게 된 딸의 의상을 마련해주기 위해 꽃을 팔러 시장에 나가는 장면이다. 서울 시내로 나가기 위해서는 전차 종점인 돈암동에서 전차를 타야했는데, 이 전차는 돈암동에서 종로4가까지 이어졌다. 돈암동을 기점으로 되돌아 운행되었으며 원래는 종로4가~혜화동까지였던 노선이 1940년대에 돈암동까지 확장하여 운행하였다.
  • "용아! 너 어디 가니?" "집에!" "느 집 어디냐?" "성북동야, 이사 갔어." "근데 걸어가? 버스값 없니?" 용아는 픽 웃습니다. 버스값은 까먹은 것입니다. "같이 가자! 우리 큰어머니 집이 성북동야! 잘됐다. 큰어머니 집에나 가 봐야지!" 눈은 그쳤습니다. 네 시는 지났을 것입니다.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돼지 을성이는 성북동 집으로 돌아가는 용아와 같이 미끄럼을 지치며 성북동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34쪽
    종로5가 뒤까지 굴러 내려온 모래알 고금은 눈이 내리는 어느 날, 그 동네에 살고 있는 ‘강을성‘이라는 아이에게 발견된다. 이 부분은 친구들과 눈 싸움을 하던 을성이가 ‘용아‘라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을성이의 집은 종로5가 뒤쪽이지만, 용아를 따라 성북동으로 향하게 된다.
  • '용아는 자꾸 을성이를 봅니다. '이렇게 어두운데 돼지가 정말 성북동까지 갈 셈인가? 무섭지도 않은가?'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샛길로 들어서니 더욱 어둡습니다. "난 간다!" 돼지 을성이의 소리였습니다. 용아가 고개를 돌려 보니 을성이는 벌써 전찻길을 달음질해 건너가고 있습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36쪽
    종로5가에 사는 사는 을성이가 늦은 시간에 용아와 함께 성북동으로 가는 장면이다. 용아는 시간이 늦어 을성이를 걱정하고 있고, 을성이도 결국 겁이 나서 집으로 돌아간다. 당시 종로5가와 성북동의 ‘심상지리’를 보여준다, 당시 사람들에게 종로5가와 성북동을 잇는 길을 밤에 다니는 일은 위험하게 느껴졌다.
  • "삼선교는 왜? 성북동 간다면서?" 신사는 싱글싱글 웃으며 말합니다. "삼선교에서 내려서 걸어가죠." "나도 성북동까지 가는데 이왕이면 너 가는 데까지 타고 가렴! 성북동 어디야?" "큰어머니 집야요." "아니, 성북동 어디쯤야?" "삼선교에서 셋째 다리로 더 들어가요." "어유, 멀구나! 여기서 삼선교까지 가는 것보다 걷는 데가 더 멀지 않아? 이왕이면 타고 가야지. 참, 너 이름이 무어냐? 돼지는 알지만 그건 별명이지?"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65-266쪽
    한 달에 한 번 을성이의 어머니는 고사를 드리는데, 이 날도 집안 곳곳에 떡과 술을 놓고 고사를 지낸 후 남은 떡을 싸서 을성이에게 성북동 큰어머니댁께 가져다 드리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이 부분은 심부름 가던 길에 만난 신사가 택시를 태워주어 함께 성북동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을성이는 호의를 베풀어 준 신사가 의심이 되어 경계를 하고 있다. 소설이 연재될 당시에는 성북천이 복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곳곳에 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을성이의 큰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삼선교에서 셋째다리‘ 부근은 현재 성북로10길 근처인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는 현재까지 여러 한옥들이 남아 있다.
  • 택시는 금방 삼선교에 닿았습니다. "여기서 내려요." 을성이는 내리려고 합니다. 택시는 삼선교에서 꺾어 성북동으로 들어섭니다. "괜찮아! 셋째 다리에서 내리렴!" 말쑥한 신사는 을성이의 장갑 안 낀 손을 쥐며 말합니다. 할 수 없습니다. 축대 아래에서는 수십 명 아이들이 썰매를 타고 놀고 있습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66-267쪽
    큰어머니께 심부름 가던 길에 만난 신사가 택시를 태워주어 함께 성북동 향하는 장면이다. 을성이는 그 신사가 의심되어 삼선교에 내려서 걸어간다고 얘기하지만, 성북동까지 가자는 신사의 말에 큰어머니댁이 있는 셋째 다리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 이 장면의 마지막 부분에는 성북천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통해 소설이 연재되었던 당시에는 겨울철 성북천은 동네 아이들이 썰매를 타고 놀 수 있었던 놀이터였음을 알 수 있다.
  • "우루루루……" 천둥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삼선교 위를 전차가 지나가는 소리였습니다. "앗! 삼선교다!" 을성이는 울부짖었습니다. 어쩌면 삼선교 가까이까지 내려온 모양입니다. "확!" 전등이 켜졌습니다. 여기저기 전등이 켜진 것이 뿌옇게 보입니다. 눈보라 치는 사이에 아주 어두워지고 밤이 된 모양입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80쪽
    성북동에 계신 큰어머니께 심부름을 갔다가 나오는 길, 다리 아래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을 보고 을성이는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같은 반 친구 ‘억지‘를 만나서 썰매를 빌려 타다가 날이 저물고 말았다. 이 부분은 신나게 썰매를 타느라 삼선교 근처까지 내려가 버린 을성이가 떡을 담아왔던 합을 가지러 다시 성북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장면이다.
  • 다리 아래에는 썰매 타는 아이들로 벅적했습니다. 구경만 하는 아이도 만호고 뺑뺑이를 돌리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뺑뺑이 장수가 어떻게 다리 아래까지 내려갔는지 얼음판 위에 뺑뺑이 판을 벌여 놓고 있었습니다. 날개 꽂힌 송곳으로 콕 찍으면 뺑뺑 돌아가는 숫자판에 찍히는 것입니다. 1에서 10까지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십 환을 내고 숫자 하나에 겁니다. 7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뺑뺑도는 뺑뺑이 판에 날개 꽂힌 송곳을 콕 찍습니다. 7에 꽂히면 따는 것입니다. 캐러멜을 걸기도 합니다. 을성이는 다리 아래를 마냥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썰매도 타 보고 싶고 뺑뺑이도 걸어 보고 싶습니다. 돈이 구십 환이나 있고 캐러멜도 두 갑이나 있으니 말입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72쪽
    을성이가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성북동 큰어머니댁에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큰어머니가 주신 돈 구십 환과 캐러멜 두 갑을 가지고 큰어머니댁을 나섰다. 큰어머니는 을성이가 떠날 때 걱정스러워하며 한눈팔지 말고 곧장 집으로 가라고 당부했지만, 을성이는 이내 얼어붙은 성북동 개천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과 뺑뺑이 장수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을성이는 결국 뺑뺑이 판을 돌리다가 40환이나 잃게 된다. 을성이에게는 캐러맬 두 갑과 50환이 남았다.
  • "백환 비싸다! 오십 환!" "그래, 오십 환 내라!" 을성이의 주머니에는 오십 환이 있습니다. 오십 환을 주고라도 썰매를 타고 싶습니다. 이렇게 넓은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 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을성이는 오십 환을 선뜻 내어주었습니다. 억지는 오십 환을 받고 썰매를 내어주었습니다. 억지는 뺑뺑이 판으로 들어가고 을성이는 썰매를 탑니다. 떡 합 보자기는 축대 밑 모래밭에 놓았습니다. 썰매 위에 앉은뱅이가 되어서 앉았습니다. 찍 미끄러져 나가는 바람에 뒤로 나둥그러져도 아프지 않습니다. 재미만 있습니다.
    마해송, 2014, 모래알 고금 1, 2, 275쪽
    성북동 큰어머니댁에 심부름으로 고사 떡을 전해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을성이는 큰어머니가 주신 용돈 구십 환 중 사십환을 뺑뺑이에 써버렸다. 그리고 남은 오십환은 썰매를 빌려 타는 대가로 억지라는 친구에게 주게 된다. 썰매를 타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을성이가 정신을 차리고 집에 가려고 할 때 이미 하늘은 어둑해지고 있었고 눈보라마저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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