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은 성벽은 아침이 첫 화살을 쏘는 과녁으로 성북동의 광명은 이 상상의 옛 성벽으로부터 퍼져 내려오는 것이다. 한참 쳐다보노라면 성벽에 드리운 소나무 그림자도, 성돌 하나하나 사이도 빤히 드러난다. 내 칫솔은 내 이를 닦다가 성돌 틈을 닦다가 하는 착각에 더러 놀란다.
현재 수연산방에서 보는 성벽의 모습을 담고 있다. 현재 수연산방 앞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건물들이 있어서 성벽이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태준이 살던 당시에는 「달밤」에서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이라고 말할 정도로 외진 곳이었고, 성도 한 눈에 보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