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은거의 기상은 3·1운동으로 獄苦를 치른 偶丁 林圭의 이곳에 자리잡은 절과 암자의 청아한 운치와 그윽한 풍경을 읊은 ‘北山散稿’라는 詩에서도 엿볼 수 있다.
10년간 긴 세월을 城北 모퉁이에서 지내니,
靑龍庵 彌勒堂이 큰 거리같이 환하다.
高僧이 세상을 떠나니 佛經책 거두어 간직하고,
좋은 친구 찾아오니 술병을 끌어당긴다.
떠다니는 버들개지 눈보다 가벼운 것이,
살이 오른 살구알은 구슬알보다 크다.
산에 사는 운치를 늙어가며 깨달으니,
날마다 흐뭇한 마음으로 혼자서 즐긴다.
(十載光陰城北隅 靑龍彌勒定通街
高僧去後收經卷 好友來時引酒壺
無定楊花輕勝雲 欲肥杏子大於珠
老僧漸覽山居趣 日日欣然獨自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