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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제법 고래등같은 기와집만 있는 동네였는데 요즈막에 이런 한옥이 드문드문 헐리고 2층 3층 양옥이 들어서는 바람에 그만 고래등같은 기와집이 게딱지처럼 초라해지고 말았다.
우리 골목은 사장님, 공무원, 교사, 장사꾼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다. 본래 고래등같은 기와집이 있던 동네에 한옥이 헐리고 양옥집이 들어서면서 고래등같던 기와집은 초라해지고 말았다. 게다가 양옥집 2층에서는 남의 기와집 안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 기와집에 사는 사람들은 돈을 벌어 양옥집을 짓겠다고 이를 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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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동네가 또 재미있다. 루핑이나 함석을 덮은 판잣집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새는 붉은 벽돌의 2층 연립주택이 많이 생겼다. 그러나 아직도 골목은 미로처럼 좁고 꼬불탕꼬불탕하고 연립주택 그늘엔 판잣집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주택은 시에서 시멘트랑 벽돌을 거저 줘서 지었다고 하는데 그런 혜택이 누구에겐 가고 누구에겐 안 가는지 그것까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아무튼 연립주택 때문에 판잣집들이 한층 초라해 보일 뿐이다.
우리 동네의 서쪽에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동네가 있는데 대부분이 루핑이나 함석을 덮은 판잣집이다. 그런데 요새 2층 연립주택이 많이 생기면서 판자집들이 한층 초라해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축대는 금이 간 채 허물어져 가고 지붕은 누더기처럼 해져 참 미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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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동네에 올라서면 이 산동네의 품에 삼태기에 담긴 듯이 안긴 우리 동네가 한눈에 들어온다. 원래는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아름다운 동네였다. 그러나 지금은 우뚝 솟은 양옥 사이에서 이 빠진 자국처럼 밉다. 엉터리 사장님들의 허풍까지를 포함한 이런저런 추함들이 바로 우리 근대화의 한 모습일는지도 모르겠다.
판자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동네에 오르면 우리 동네가 한 눈에 보인다. 원래는 기와집들이 아름다운 동네였으나 지금은 우뚝 솟은 양옥 사이에 있어 추해보인다. 화자는 이러한 모습을 근대화의 한 단면일지도 모른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