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 사이사이
아주 빗질이 잘된 바람이
내 뇌혈관腦血管에 새로 닿아 와서는
그동안 허술했던
목숨의 운영을 잘해 보라 일러 주고 있고…
살 끝에는 온통
금싸라기 햇빛이
내 잘못 살아온 서른여섯 해를
덮어서 쓰다듬어 주고 있고…
그뿐인가,
시름으로 고인
내 간장肝臟 안 웅덩이를
세월의 동생 실개천이
말갛게 씻어 주며 흐르고 있고……
친구여,
사람들이 돌아보지도 않는
이 눈물 나게 넘치는 자산資産을
혼자 아껴서 곱게 가지리로다.
솔잎 사이로 부는 바람은 그동안 허술했던 목숨의 운영을 잘해보라 일러주고 햇빛은 잘못 살아온 서른여섯 해를 보듬어 주며, 실개천은 병으로 인한 상처를 말갛게 씻어준다. 발췌한 부분은 시의 도입부로 배밭골에 부는 바람이 머리를 스치는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자신이 사는 공간의 자연과 교감하며 그로부터 행복감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