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936년 6월 28일자에 실린 '그리운 녹향(綠鄕)‘의 제5회 연재분으로, 작가의 어린시절 정릉에 대한 추억을 보여준다. 임화는 정릉 약수물을 예찬하던 어머니와 동네 부인들, 정릉에서 목욕 후 온 골짝을 돌아다닌 일, 돌아오는 길에 신흥사(흥천사)를 들러 절을 했던 일 등을 서술하였다.
일제강점기 시인 임화林和(1908∼1953)는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여름 피서차 정릉에 놀러 갔던 것을 회상하며 쓴 짧은 글에서 ‘정릉의 약수로 머리를 감으면 풍을 제하고 한 해라도 빠지면 풍이 도진다’고 하는 어머니와 동네 부인들의 믿음에 관해 적었다.(『동아일보』 1936. 6. 28. 조간 7면, 「정릉리의 계곡」)
듣건대 이즈음엔 정릉리의 아름다운 계곡이 신흥사로 몰려드는 한가한 남녀의 유흥지가 되었다 하나 이십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아직 정결한 곳이었다.
여름이 될 적마다 나의 어렴풋한 기억에 떠오르는 이곳의 소나무 우거지고 물과 물이 맑은 골짝이란 어머니의 품처럼이나 그리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