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생기
1937
작품 문학
1937년 『조광』 5월호에 발표된 단편소설로 이상의 사후에 발표된 작품이다. 작가의 실명이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으로 등장하며 표제와 내용에서 자신이 생을 마감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그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소설 속에서 '나'(이상)와 '정희'는 동소문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흥천사에서 데이트를 한다. 이 과정에서 동소문(혜화문)과 흥천사 등이 주요 배경으로 나온다.
돈암동
  • 이상_정본 이상 문학 전집2 표지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終生記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이상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근거자료 원문

  • 이상李箱(1910∼1937)이 1937년 『조광』에 발표한 소설 「종생기終生記」에는 ‘이상’과 그의 애인 ‘정희貞姬’의 흥천사 데이트 광경이 묘사되어 눈길을 끈다.
    강성봉 외 4인, 2013, 동소문 밖 능말이야기, 113쪽
  • 삼월三月 삼일三日날 오후午後 두시에 동소문東小門 뻐스정류장停留場앞으로 꼭와야되지 그렇지않으면 큰일 나요 내 징벌懲罰을 안받지못하리다. 만십구세이개월滿十九歲二個月을맞이하는 정 희貞 姬 올림
    이상, 2009, 증보 정본 이상문학전집 2; 소설, 371-372쪽
    소설 속 주인공 ‘나‘가 열 세벌의 유서를 거의 완성할 무렵 정희에게서 편지를 받게 된다. 편지의 내용은 R과 헤졌고 S와도 절연하였으니 3월 3일 2시에 동소문 버스 정류장 앞으로 꼭 나와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것이 거짓인줄 잘 알지만 일단 속아주기로 마음먹고 약속장소로 갈 준비를 한다.
  • 나는 점잖게 한 삼십분三十分쯤 지각遲刻해서 동소문東小門 지정받은자리에도착到着하였다. 정희貞姬는 또 정희貞姬대로 아주 정희貞姬다웁게 한 삼십분三十分쯤 일즉 와서 있다.
    이상은 정희와 만나러 갈 채비를 한다. 이발을 하고 두루마기를 차려 입고 구겨진 모자는 15분간 세탁을 해 주는 곳에 들러 멀쩡하게 고쳐 머리에 썼다. 점잖게 30분쯤 지각하여 나갔더니 정희는 30분이나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동소문 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난 둘은 한 쌍의 제비처럼 거리를 산보하기 시작한다.
  • 부즐없는 세상世上에 제 심각深刻하면 침통沈痛하면 또어쩌겠느냐는듯싶은 서울한눈의 위치位置를 동소문東小門밖 신개지新開地 풍경風景 어디라고정定치않은 한점點에 두어두었으니 보라는듯한 부득부득 지근거리는 자세姿勢면서도 또 그렇지도 않을상싶은 내 묘기중妙技中에도 묘기妙技를더한층 허겁지겁 연마鍊磨하기에 골돌하는것이었다.
    산보를 하던 ‘나‘는 정희와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심장이 약한 ‘나‘는 현기증이 일고 ‘나‘는 자신의 묘비명 글귀를 지어본다. 그리곤 이내 마음을 바꿔 정희의 뒤를 쫓아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다. 정희와 나란이 걸으면 그의 눈은 동소문 밖 신시가지 풍경을 바라본다. 이 장면은 이상과 정희가 동소문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흥천사로 향하는 장면이다. 따라서 ‘동소문밖 신개지풍경‘은 지금의 성북구 일대로 추측할 수 있다.
  • 흥천사興天寺 으슥한 구석방에 내 종생終生의갈력竭力이 정희貞姬를 이끌어들이기도전에 나는 밤 쑬쑬히 거즛말개나 해놓았나보다.
    ‘나‘는 정희와 의젓스러워 보일만한 한산한 주제를 골라 대화를 나누다가 별안간 정희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정희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문벌이나 에티켓을 제법 배워 짐작한다고 속삭인다. ‘나‘는 흥천사의 구석방에서 종생의 갈력으로 정희를 이끌어 들이기도 전에 자신의 음흉한 마음이 간파되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 그렇다고 내가 찔끔 정희貞姬 어깨우에 얹었든손을 뚝떼인다든지 했다가는 큰 망발이다. 일을 잡치리라. 어디까지든지 내 뺨의 홍조紅潮만을 조심하면서 좋아, 좋아 좋아, 그래만주면된다. 그리고나서 피차彼此 다 알아들었다는듯이 어깨에손을얹은채 어깨를 나란히 흥천사경내興天寺境內로들어갔다.
    ‘나‘는 정희에게 음흉한 간계를 들켰지만 그렇다고 어깨에 얹은 손을 떼는것을 오히려 일을 망칠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곤 자신의 뺨 홍조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나란히 흥천사 경내로 들어간다. 흥천사의 안으로 들어가선 곧바로 산으로 올라가 이번에는 정말 정교하게 머뭇거리는 척을 한다. 하지만 정희는 그 따위 수작은 식상하다며 어림없는 몸짓을 그만두라 말한다.
  • 흥천사興天寺 으슥한 구석 방房한간 방석두개 화로火爐한개. 밥상술상- 접전接戰 수십합數十合. 좌충우돌左衝右突. 정희貞姬의 허전한 관문關門을 나는 노사老死의힘으로 디리친다. 그렇나 도라오는 반발反撥의 흉기凶器는 갈때보다도 몇배倍나 더큰 힘으로 나 자신自身의손을식혀 나 자신自身을 살상殺傷한다.
    정희가 자신의 간계를 간파하자 맥이 탁 풀려버린 ‘나‘는 정희를 재촉하여 언덕을 내려온다. 등 뒤로 들리는 풍경소리는 ‘나‘의 심통함을 한층 더 들볶는다. ‘나‘는 정희와 비교하여 자신이 부족하다 생각하면서 마지막으로 술로 이겨 보려 한다. 흥천사의 으슥한 방 한 칸에서 정희와 술잔을 수십 잔 주고 받은 후 ‘나‘는 내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취해 결국 정희의 스커트와 스타킹에 게워낸다.

기술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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