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년 섣달 그믐날
성북동에는 아침부터 눈이 나린다.
장위와 촛불을 끄고 나리는 눈을 내어다보며
얼마 전에 돌아가신 최순우崔淳雨 씨를 생각한다.
나는 산밑의 동네에 살고 최순우 씨는 아랫동네에 살아
아침에 출근길에서 만나면
최씨는 미풍같이 웃으며
삼청터널을 지나 우리는 헤어졌다.
갑자년 섣달 그믐 성북동에 내리는 눈을 보며 얼마 전 죽은 최순우를 회상한다. 그는 같은 동네 주민이자 동향이었던 최순우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생각하며 그를 애도한다. 눈 내리는 성북동의 풍경과 까치소리와 같은 공감각적 표현은 가까운 지인을 잃은 슬픔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