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우 씨
1985.02
작품 문학
1985년 2월 『월간조선』에 개재한 시로 1986년 범양사출판부에서 간행한 제4시집 『추풍귀우(秋風鬼雨)』에 수록되었다. 성북동에 살던 미술사학자 최순우(1916-1984)가 죽고 약 보름 뒤인 섣달 그믐날 김광균이 그와의 일화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최순우는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성북동 126-20번지에 살았는데 그가 살았던 집은 현재 등록문화재로 등재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경기도 개성 출신으로 이따금 술을 마시면서 고향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는 "어두운 강물"로 표현되는 생과 사의 단절, 먼저 간 지우를 생각하며 느낀 상실감, 눈 내리는 성북동의 쓸쓸한 풍경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성북동
  • 김광균_김광균 문학전집 표지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김광균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1985.02

근거자료 원문

  • 최순우 씨 김광균 갑자년 섣달 그믐날 성북동에는 아침부터 눈이 나린다. 장미와 촛불을 끄고 나리는 눈을 내어다보며 얼마 전에 돌아가신 최순우씨를 생각한다. 나는 산밑의 동네에 살고 최순우씨는 아래동네에 살아 아침에 출근길에서 만나면 최씨는 미풍같이 웃으며 삼청터널을 지나 우리는 헤어졌다. 최순우씨와 나는 조용히 술을 마시며 이따금 함께 자란 고향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 주위는 그와 함께 산다는 것으로 조금은 평화로웁고 그는 우리들 등 뒤에 늘 원광을 띠고 있었다. 어느 해 그는 병을 얻어 자리에 눕더니 눈발 날리던 섣달 보름날 황혼에 쇠잔한 육체에 켜져 있는 마지막 촛불이 꺼졌다. 광주廣州땅 공원묘지 산비탈에 그의 새로운 무덤 위에도 이 눈은 나리겠지. 죽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엔 어두운 강물이 있어 서로의 소식이 끊어진 채 세월이 그 위를 흘러간다. 새봄이 와서 그의 무덤가에 잔디가 돋아 나면 나도 몇 친구와 함께 성묘를 가야지. 그런 생각에 잠겨 마당의 눈발을 내어다본다. 나리는 눈은 석등 우에 쌓이고 그 너머 소나무 우에 까치가 서너마리 우짖고 있다.
    송지영, 심지혜, 2015, 성북동, 길에서 예술을 만나다, 58-59쪽
  • 『월간조선』 2월호, 1985.
    송지영, 심지혜, 2015, 성북동, 길에서 예술을 만나다, 265쪽
  • 갑자년 섣달 그믐날 성북동에는 아침부터 눈이 나린다. 장위와 촛불을 끄고 나리는 눈을 내어다보며 얼마 전에 돌아가신 최순우崔淳雨 씨를 생각한다. 나는 산밑의 동네에 살고 최순우 씨는 아랫동네에 살아 아침에 출근길에서 만나면 최씨는 미풍같이 웃으며 삼청터널을 지나 우리는 헤어졌다.
    김광균, 2014, 김광균 문학전집, 134쪽
    갑자년 섣달 그믐 성북동에 내리는 눈을 보며 얼마 전 죽은 최순우를 회상한다. 그는 같은 동네 주민이자 동향이었던 최순우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생각하며 그를 애도한다. 눈 내리는 성북동의 풍경과 까치소리와 같은 공감각적 표현은 가까운 지인을 잃은 슬픔을 더해준다.

기술통제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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