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순조 연간에 활동한 중인 문사 장혼張混(1759-1828)이 이곳을 방문해서 지은 「북저동에서 놀다遊北渚洞」라는 제목의 시는 마을과는 멀리 떨어진 이 별서의 조용한 공기를 전달한다. 부제를 ‘마을 서북쪽 성곽의 그늘에 기대어 새로 지은 정자가 있으니 ‘오로’라고 편액하였는데 심히 맑고 깨끗하였다. 벽에 쓰다(洞西北附城陰 有亭新構 扁曰吾老 甚精灑 走題壁上).’라고 하여 별서의 위치를 밝히고 있다.
무성한 송림 사이로 흘러내리는 한 줄기 시냇물, 一流水夾萬株松
몇 리를 가도 사람 한 명 만나지 못하네. 數里行過人未逢
연기 피어 올리는 집 몇 채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烟火幾家隱何處
천길 절벽 위 망루 하나 외로운 봉우리에 기대고 있네. 城譙千仞倚孤峰
꾀꼬리와 노는 그대여, 띠로 덮은 정자가 좋구나 黃鸝遊子茅亭好
푸른 이파리 한가한 구름, 한낮의 경치가 농염하다. 綠葉閑雲午景濃
온종일 누구는 여길 별천지인양 생각하는데 鎭日誰知濠濮想
성문으론 수레와 말이 다투어 달려가네. 郭門車馬競相從
― 『이이엄집』 제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