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둘러싼 네 산 가운데서 동쪽에 있는 낙타산이란 산으로서는 그리 출중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높이에 있어도 다른 북악, 인왕, 종남 등의 여러 산보다 떨어질뿐더러 산의 형용에 있어도 그리 아름다운 것이 못 된다.
북악의 장엄하고 날카로운 곡선이라든가 인왕의 범 같은 위엄이라든가 종남의 아담에 견주면 쇠잔등처럼 싱거운 것이다.
그러나 산기슭의 아름다움에 있어는 감히 다른 세 산의 그것에 비하여 조금도 손색이 없을뿐더러 나는 서울의 네 산 기슭 가운데 으뜸으로 꼽고 싶다.
임화는 자신의 고향인 낙산에 대해 출중하진 않지만 서울의 4대산 중 으뜸이라고 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낸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낙산의 봄을 추억하면서 "빈민들의 토막과 새로 지은 문화주택"이 낙산의 원래 모습을 망쳐놓은 것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