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민중의 마지막 꿈
1997.01.06
작품 문학
황석영의 소설 『돼지꿈』을 통해 70년대 민중의 삶 속에 깃든 꿈과 현실을 조망한 산문이다. 등장인물들의 운수 좋음과 부푼 꿈은 사실 돼지꿈이 아니라 개꿈이지만, 당시 현실 속에서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으로 붙들고 있던 보루이기도 했다. 김소진은 이러한 황석영의 투철한 시선과 현실 사이의 긴장을 70년대를 풍미한 그의 리얼리즘에 어거지가 없었던 증명이라고 평가한다. 「한국일보」 1997년 1월 6일자에 실렸다.
길음동
  • 김소진_그리운 동방 표지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김소진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1997.01.06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근거자료 원문

  • 어느 대학의 기본 열람실 개가식 서가에서 이 책을 뽑아 읽는 순간 한 미아리 산동네 출신의 문청은 이렇게 탄성을 베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렇게 후줄근한 사람의 땀냄새와 구린내 나는 듯한 목소리 그리고 숨기고 싶은 속내들이 모여 감히 소설을 이루는구나! 그 순간 소설은 형이상학의 권좌에서 내 어깨 위로 내려와 소년기에 묻어둔 산동네의 기억을 흔들어 깨우는 손길로 변했다. 아마 이 소설이 아니었다면 난 끝내 글쓰기의 길로 나서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돼지꿈」이 첫머리에서 묘사하고 있는 "벌거숭이 붉은 언덕"과 "언덕 아래로 빈터의 곳곳에 간이 주택과 낮은 움막집"이 웅크리고 있던 동네가 바로 내가 뛰놀던 산동네의 한 자락이었다. 그 산자락 허름한 블록집과 낮은 움막집에서 만난 날품팔이들과 성격이 드센 여인네들, 양아치 형들의 모습과 그 말투들이 바로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등장한다.
    김소진, 2002, 그리운 동방, 169쪽
    김소진은 『돼지꿈』을 자신이 글쓰기의 길로 나서게 한 작품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개를 잡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성장한 미아리 산동네의 사람들을 찾아내고, 자신의 경험에서 작품 속의 인물들이 가지는 근거 없는 낙관을 이해한다. 김소진은 잔치판을 위해 눈 앞의 시름을 잠시 덮고 망가진 삶을 부축해 내는 기운이 『돼지꿈』의 진정한 미학으로 평가하고, 울분만 삭히던 식물성 민중에서 뭔가 일을 낼 것 같은 동물성 활력이 넘치는 본격 민중문학의 단초를 찾아내기도 한다.

기술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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