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도 섬세한 손
작품 문학
오탁번의 수필로, 조지훈을 회상하며 작성한 것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조지훈의 집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을 떠올리는 한편, 현실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그의 모습을 존경하고 있다. 한편 이 글은 지훈상 10주년 기념 수필집에서 조지훈과 관련된 글 세 편 중 한 편으로, 조지훈을 추모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성북동
  • 조지훈_돌의 미학 표지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오탁번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근거자료 원문

  • 우리가 찾아가자 지훈은 한복차림으로 안방에서 나왔다. "어서 오게." 딱 이 한마디뿐이었다. 성북동 개울 근처에 조그만 한식 가옥이었는데, 대문에서부터 한눈에 쇠락해 있는 모습이 보일 만큼 그 분의 집은 춥고 쓸쓸했다. 지훈은 우리를 안방 건너편에 있는 당신의 서재로 안내했다. 방 윗목에는 몇 개의 화분과 조그만 연탄난로가 있었지만, 불은 꺼진 채여서 화분의 잎사귀도 얼어죽은 듯이 보였고, 우리도 무릎이 시렸다. 잠시 후에 간단한 술상이 들어왔다. 우리가 사간 싸구려 독주를 선생께 올리고 우리도 받아 마셨다. 선생은 기침을 계속하시면서도 차츰 술이 오르자 그 도도한 말씀이 시작되었다.
    조지훈, 2010, 돌의 미학, 226쪽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등단한 나는 함께 등단한 후배와 성북동 조지훈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골목에서 사온 술을 조지훈에게 대접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장면은 저자가 조지훈과 그의 집을 본 첫 인상을 묘사한 것이다. 조지훈의 집은 성북천변에 있던 한식 가옥이었으며, 그는 이곳을 ‘방우산장‘이라고 불렀다. 현재 조지훈의 집터에는 ‘방우산장‘이라는 표석과 함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인용된 부분은 그의 집안 모습을 조금이나마 상상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6.25가 터지자 지훈은 붉은 무리들에게 유린된 조국을 회복하고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하여 종군 문인으로 활약하게 된다. 문학 자체보다는 조국을 앞세울수밖에 없는 당시의 상황에서 그는 신명을 다하여 투쟁하게 된다. 이 전쟁으로 인하여 그의 아버지가 납북되는 비극을 당하고, 후일 이것은 그의 가족사를 불완전하게 만든 통한의 것이 되어 그는 아버지의 생사도 모르는 채 먼저 무덤에 묻히는 불효를 저지르게 된다. 아버지가 돌아오실 날을 기다리며 그 아버지가 살았던 성북동 한식집에서 이사도 가지 않고 평생을 살던 지훈의 비극적 효심은 참으로 눈물겨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조지훈, 2010, 돌의 미학, 233쪽
    해방된 조국의 혼란 속에서 조지훈은 청년문학가회를 조직하여 민족문학의 좌표를 세우게 되지만, 곧이어 발생한 6.25전쟁은 그가 일생동안 겪게 될 안타까움을 남겨 주었다. 그의 아버지 조헌영이 전쟁 중 납북된 것이다. 이 장면은 납북된 아버지를 기다리기 위해 평생 이사를 가지 않고 성북동 집에서 거주했던 조지훈의 아픔을 묘사한 것이다. 명문가 출신에 대학 교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성북동의 낡은 한옥에서 거주한 조지훈이었다. 성북동 방우산장과 얽힌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술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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