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리
1992
작품 문학
『문학사상』 1992년 5월호에 실린 단편소설로, 80년대 후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80년대 후반은 대규모 국제 행사가 개최된 시기로 이 때 노점상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단속의 대상이었다. 특히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도시 미관을 빌미삼아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하자, 노점상들은 연합하여 '노점상 생존권 수호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소설 속에서 인수로를 따라 형성된 노점상들이 생존권 투쟁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단속반이 노점상들을 거칠게 단속하는 장면 등은 이러한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길음동
  • 김소진_열린 사회와 그 적들 표지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赤痢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김소진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근거자료 원문

  • 가로정비계로 배치 받은 석주는 구청 가로계의 요청으로 정비가 한창이던 길음시장 인수로의 현지답사를 나가게 됐다. 인수로는 인수천을 덮어씌워 만든 오백 미터 가량의 도로인데 길을 닦자마자 몰려든 노점상인들이 인도고 차도고 할 것 없이 와글와글 점령을 해버린 터라 도로를 닦은지 십 년이 다되도록 제 구실을 못해내고 있는 형편이었다.
    김소진, 2002, 열린 사회와 그 적들, 95-96쪽
    총알택시에서 내린 홍석주는 영등포 역사 반대편쪽으로 걷다가 골목으로 들어가 한 포장마차에서 술을 기울인다. 그는 안주를 시키고 재료를 손질하는 걸 보다가 휴가를 받게 된 계기였던 길음시장 노점상 현지 답사 사건을 회상하게 된다. 이 장면은 석주가 길음시장 인수로의 노점상 철거현장을 지휘하게 된 경위와 철거현장의 상황을 설명한 장면이다.
  • 지난해 삼백 세대짜리 세안아파트가 길음시장 위쪽 옛 돌산 채석장터에 들어서면서 아파트의 주민들이 앞장서서 인수로 정비 압력을 구청에 넣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아침저녁으로 인수로를 이용해 자가용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자연 노점상들과 자가용 운전자 사이의 마찰도 늘어갔기 때문이다. 인수로 가의 허름한 집채를 서넛씩 묶어 헌 뒤 번듯한 복합상가 건물을 올린 집주인들이 거기에 가세해 목청을 돋웠다. 그러나 좌판이나 손수레에 밥줄을 걸고 하루벌이로 살고 있는 오백여 명이나 헤아리는 사람들을 밥터에서 쫓아내는 일은 간단하지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김소진, 2002, 열린 사회와 그 적들, 96쪽
    본청 시설계획과 가로정비계로 발령받은 홍석주가 지휘 감독을 맡게된 길음시장 인수로의 상황을 자세히 묘사한 장면이다. 길음시장 인수로는 노점상들이 점령하고 있는 터라 도로를 닦은지 십 년이 넘었는데도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소설 속에서 길음시장 윗쪽의 세안아파트 주민들이 자가용 출퇴근이 늘면서 노점상과 갈등이 심화되자 구청에 인수로 정비 압력이 들어오게 되고, 주인공 석주가 이 곳의 현장 답사를 나가 노점상 철거를 지휘하게 된다.
  • 몇 번인가 저녁때 기습단속을 벌이자 기가 한풀 꺾여 그전처럼 북적대지 않았지만 골목에서 골목으로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그칠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근처 ㄱ대 학생들이 민중생존권투쟁지원 어쩌구 해가며 합세해서 인수로를 오가며 대대적 시위를 벌인 다음날이어서 상인들의 분위기가 한소끔 달아오른 때였으므로 구청 가로계에서도 한 번쯤 좀 거칠게 단속을 펼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김소진, 2002, 열린 사회와 그 적들, 96쪽
    홍석주가 단속현장에 나가기 전 이미 몇 차례의 단속으로 인수로는 소동을 겪었다. 노점상은 단속반과 물리적으로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골목에 숨어있다가 단속반원들이 철수하면 다시 제자리를 차지하곤 했다. 노점상과 단속반 간의 숨박꼭질이 이어지고, 대학생들의 시위로 상인들의 분위기는 달아 오르자 구청은 거칠게 단속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는 석주가 단속 현장을 지휘하던 날 무자비한 철거로 악명이 높은 용역 업체가 같이 투입되는 계기가 되었고, 단속과정에서 한 노점상 노파의 허리를 짓밟는 사건이 발생한 요인 중 하나가 된다.
  • 순태는 그가 병원으로 찾아갔을 때 사람들의 눈을 피해 복도 구석배기로 손목을 잡아 이끌던 어머니 최씨가 떠올랐다. 미아리고개 밑에 있는 성북성심병원 4층 406호를 찾아가니 병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김소진, 2002,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09쪽
    신문사 교열기자로 일하고 있는 노순태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식수난이 발생하자 대책위원으로 선출된다. 아파트 주민들은 순태가 기자로서 사태를 외부에 호소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만 취재기사가 아닌 순태는 기사 한 줄 신문에 싣는 것도 애를 먹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동생 순심에게서 어머니 최씨가 단속반원들에게 잔허리를 밟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장면은 순태가 미아리고개 밑 성북성심병원으로 어머니의 병문안을 갔을 때의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이후순태는 기자라는 것을 알고 있던 병실의 사람들에게 어머니가 다치게 된 사건을 신문에 고발하라는 부추김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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