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아침이었다. 돈암리敦岩里, 미아리, 북적골서 서울로 서울로 쏟아져 들어가는 사람들을 매기를 문 개미떼 같이 아물아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동소문東小門을 분지히 넘어간다. 먹기 위하여 사는 인간들이라 봇짐한 사람, 지게진 사람, 부담진 사람, 자전거 탄 사람, 배추장사, 무장사, 외장사, 감자장사, 웨치고 떠들고 그들은 남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가기 위하여 또는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하여 무서운 행진이 시작되는 것이다. 먹고 사는 생활의 싸움! 동소문은 그들에게 있어서 적지않은 숨찬 고개였다.
어느 여름 아침 돈암리, 미아리, 북적골에서 서울로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이 동소문을 분주히 넘어간다. 이들은 먹기 위하여 사는 사람들이라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남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가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동소문 고개를 넘어간다. 이 때 남산을 바라보던 한 사내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선다. 그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곧 그가 시답지 않은 소리를 하자 사람들은 미친놈이라 수근거리며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