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제弗薺! 아득하게만 생각되던 파리가 막상 와놓고 보니 그렇게 멀지도 않구려. 또 이렇게 조용한 화실에서 새 소리까지 듣고 있으니 도무지 파리 같지가 않고 꼭 성북동 연장 같기만 하오.
김환기가 윤효중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서두이다. 그는 윤효중의 호를 부르며 친근감을 나타내며 파리에 도착한 소감을 적는다. 그는 막상 와서 보니 파리 같지 않고 성북동의 연장같다며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의 내용을 보면 화실 근처에 있는 뤽사브르 공원의 풍경과 책에서만 보았던 카페 구폴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며 윤효중도 파리에 오라고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