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가다가도 우거진 나무 그늘을 지날때면 쉬어 가고 싶어진다. 비록 초라한 집일망정 수(樹)에 파묻혀 살고 싶어진다. 내 지금도 이 산골에 살고 있는 것은 막연히 그러한 점에서일 게다.
우리가 작년에 서울에 복귀했을 때 가장 반가웠던 것은 청청한 북악이요, 무성한 가로수였다.
앞에서 김환기는 그의 아호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나무에 대한 애정과 연관되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는 푸른 산과 푸른 숲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성북동에 살고 있는 이유도 숲 속에 파묻혀 살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피난 생활이후 서울에 돌아 왔을때도 가장 반가웠던 것은 북악산과 거리마다 우거진 나무들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