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김종하(1918~2011)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초현실주의 화풍을 개척한 화가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종하 화백은 1932년 15세의 나이에 최연소로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여 큰 주목을 받으며 미술계에 데뷔했다. 일본에 건너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와바다 미술학교와 동경제국미술대학을 연이어 졸업했다. 귀국이후에는 1942년 선전에서 특선을 했다. 1956년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화랑인 반도화랑이 개관할 당시 ‘김종하, 박수근’ 2인 전시를 개관전으로 연다.
당시엔 박수근이 오히려 김종하 화백의 명성에 덕을 본 케이스다. 같은 해 프랑스로 유학해 고전회화와 현대회화를 넘어선 초현실주의 화풍에 몰두하게 된다. 프랑스 ACADEMI DE GRANDE CHAUMIERE를 졸업(56년~59년)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동소문동과 보문동 일대에서 생활하며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1964년에는 삼선교에 홈아트연구실을 열어 생활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직접 가봉한 옷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패션쇼를 열었고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그의 제자이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은 팔지 않았고, 금전을 이유로 한 예술행위는 하지 않는 구도자적 예술태도로 일관했다. 현실적 공간과 초현실적 공간이 겹치는 환상성이 작품에 담겨있으며 육감적 원형성과 원시성, 탐미적 향수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성으로 일가를 이루었다.
1982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루벤스훈장을 받았고, 파리 보자르드전 금상을 수상했다. 2002년 생존화가로는 최초로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말년까지 자연과 여인을 소재로 한 환상적인 누드연작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