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끝자락, 성북동의 낮은 비둘기가 꾸벅 졸 것 같이 밝고 따뜻하다. 이곳에 밤이 찾아오면 어떻게 될까? 성북동은 서울시 최초로 역사문화지구 지구단위계획 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많은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곳이다. 한용운, 이태준, 조지훈, 김환기, 김용준, 윤이상, 채동선..., 성북동은 그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예술가들의 안식처였다. 심우장, 수연산방, 최순우옛집, 간송미술관, 이종석별장, 한양도성에서는 그들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2017년 성북동 문화재 야행"은 그들이 성북동에서 보냈을 수많은 밤을 보여주기 위해 계획되었다. 거리에서 그들의 시와 작품이 각색되고, 각 문화유산에서는 그들의 삶이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펼쳐졌다. 이를 위해 문화재와 문화기관들은 야행 기간 동안 특별히 야간개방을 실시하였다. 주제인 '저 별이 기억하는 밤'은 시간은 지났지만 하늘의 별은 그때를 기억할 것이라는 뜻에서, 김광섭 시인의 <보이지 않는 별>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것이다. 성북동의 멋에 봄의 정취와 밤의 감성이 더해진 성북동 야행은 저 별들이 기억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나갔다.
"성북동의 오랜 밤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