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개발기조에 따라 달라지는 민-관 협력체계
초기부터 대안개발이 실질적으로 추진될 수 있으려면 민-관 협력체계가 잘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다. 그러나 뉴타운 재개발을 앞서 추진하고 있는 당시 서울시와 성북구의 상황에서 공공의 지원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행정의 수장이 바뀌면서 공공의 개발기조가 변화한 것은 장수마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그 기조 변화에는 건설 경기 악화라는 현실적인 조건 또한 크게 작용했으리라)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하면서 성북구와의 협력체계가 마련되었다. 마을만들기 지원조례가 만들어지고 마을기업을 육성하려는 흐름은 장수마을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경제적 여건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마을 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을 마을기업으로 구체화하게 되었다. 집수리가 절실한 장수마을에서 도배, 설비, 미장 등 집수리를 함께 할 수 있는 주민들을 고용하는 집수리형 마을기업 ‘동네목수’를 설립하게 된다. 주민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던 한성경로당의 지하와 2층을 각각 목공 작업실과 마을학교 공간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장수마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거실태조사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또한 뉴타운 재개발에서 마을재생으로 개발기조를 바꾼다는 선언이 있었다. 2012년 서울시의 장수마을 역사문화 시범사업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발주로 그동안 목표로 했던 ‘정든 이웃과 함께 계속해서 살 수 있는 장수마을 만들기’가 구체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