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시장 주변 정릉천에서 기차순대국 반대편 골목에 깔끔한 가게가 있다.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쓴, 간판도 예쁜 ‘우리동네세탁소’이다. 40대의 젊은 유형곤 사장님이 7년 전 문을 연 곳이다.
사장님은 10년 정도 회사생활을 하다가 내 일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세탁소를 생각하고 장소를 알아보았다. 현재 세탁소 자리엔 어렸을 때부터 이용하던 단골 세탁소가 있었는데, 문을 닫고 다른 가게가 생겼다가 다시 문을 닫게 되었을 때 사장님이 인수하여 세탁소를 차렸다. 호텔 세탁 교육을 받고 시작한 사장님은 일반 업소에서 지우기 힘든 얼룩이나 특수 세탁을 전문적으로 하기 때문에 소량 세탁을 위주로 한다. 그래서인지 고객은 주로 젊은 손님이 많다.
우리동네 세탁소는 일 년에 한 번씩 가게를 리모델링 한다. 수입의 10%를 투자하여 재미있게 일하기 위해 꾸미는 것이다. 현재는 외관이 카페 같다. 폴딩도어를 만들어 여름이 되면 열어놓고 장사를 하는데, 음악을 틀어 놓으면 손님들이 좋아하신다. 커피도 다양하게 갖춰 놓고 대접하기 때문에 일부러 놀러 오시는 분들도 많다.
정릉에서 태어나 결혼하고 잠시 장위동과 의정부에 살았던 기간을 제외하면 정릉에서 산 세월이 30여 년이 된다. 지금도 어릴 때부터 알던 동네 주민들이 손님으로 오셔서 알아봐 주곤 하신다. 그래서 정릉에 애정이 많다. 현재 정릉 시장상인회 이사를 맡고 있다. 시장 행사에 관심이 많고 시장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는 일을 찾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적극적으로 하는 일은 시장 투어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시장에서 하는 일을 소개해 주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외국인, 지역상인들, 개울장을 찾은 타지 사람들, 국민대학생들에게도 투어를 진행했었다.
개울장에서는 문화관광사업으로 버스킹이나 사생대회를 실시하기도 한다. ‘19데이(day)’라고 해서 19일에는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개울장이 열리지 않았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한다는 사장님은 시장이 현대화되어 가고, 현재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는데 시장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운영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정릉 시장을 많이 이용해 달라”는 부탁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