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면옥
1974 - 2014
장소 상업시설
성북구 정릉로 187(정릉동 966-1)에서 운영되던 음식점이다. 1974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남정면옥은 성북구에서 70년 이상 거주한 사장님이 운영을 하였다. 대지는 총 100평이었는데, 1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방 6개와 20~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큰 방 1개, 그리고 가운데 마당을 영업장 홀로 사용했다. 메뉴는 도가니탕으로 시작하여 냉면, 한정식 등으로 다양해졌다. 인근에 있는 국민대학교와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찾았으며, 이후에는 돈암동, 종암동, 길음동 등지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찾았다. 가게를 운영하며 두 차례의 화재를 겪었으며, 2010년 두 번째 화재 이후 상호를 '구가네'로 바꾸고 삼계탕 전문점으로 운영하다가 2014년에 폐업하였다.
정릉동
  • 남정면옥 자리
  • 남정면옥  건물
  • 구가네 운영 당시 모습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 비고:
  • 유형: 장소 상업시설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1974 - 2014
  • 비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구가네'로 운영

주소

  • 주소: 02710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동 966-1 (정릉로 187)

근거자료 원문

  • 정릉 봉국사 맞은편에 위치한 남정면옥 식당 주인 구연이(86세) 씨를 만난 것은 한창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지난 9월 하순이었다. 전화를 하자 흔쾌히 집으로 오라고 했다. 살림집이자 음식점이었던 마당 홀의 원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녀는 1974년부터 2014년 문을 닫을 때까지 만 40년 동안 남정면옥 식당을 운영해 오며 그동안 말 못 했던 사연들을 들려주었다. “두 번씩이나 불이 나서 그동안 번 돈 다 까먹고 빚만 졌어요.” 그녀는 대뜸 화재 얘기부터 꺼냈다. 그 순간, 두 번의 화재가 그녀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으며 트라우마가 되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구연이 사장은 돈암동과 정릉동에서만 70여 년을 살았으니 성북구 토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암동에서 세를 살다가 1961년 지금의 하천가 집으로 이사를 왔다. 부친이 셋방 살지 말고 들어와 함께 살자고 해서 왔다고 했다. 집은 도로보다 낮은 하천가라서 인도에서 20여 계단을 내려가야 마당이었다. 당시는 모두가 어렵게 살 때였다. 그래서 이러다 안 되겠다 싶어 1974년에 무조건 음식점 영업을 시작했다. 대지가 총 100평이었는데, 1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방 6개와 20~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큰방 1개, 그리고 가운데 마당을 영업장 홀로 사용했다. 식당을 운영해본 경험도 없이 개업한 터라 메뉴는 손쉬운 도가니탕으로 시작하여 점차 한정식, 냉면 등으로 다양화했다. 가까이에 국민대학교가 있어서 교수님이나 학생들이 회식이나 모임을 하며 많이 이용하는 고객이 되었다. 또 지금의 서경대 쪽에 있는 대일외고 선생님들도 많이 도와주었다. 거리가 좀 멀었지만 당시 정릉에 식당이 별로 없었던 데다 교장 선생님과는 개인적으로 평소 친분이 있어 많이 도와주었다. 학생들 데모가 잦았던 때의 일화 한 토막도 들려주었다. 식당 홀은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경찰을 피해 숨어있던 피신처가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경찰들이 몰려와 식당의 중앙 홀에 진압대 본부를 설치하고 며칠을 머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구연이 사장은 학생이나 경찰 가리지 않고 양측 모두에게 커피를 내주고 식사도 그냥 공짜로 제공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80년~90년대에는 성북구에서 남정면옥이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돈암동, 종암동, 길음동 등지에서도 고객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했다. 식당 영업이 한창 번창했을 때는 메뉴를 소 등심, 삼겹살, 오겹살, 돼지갈비, 보쌈정식, 산채정식, 파전, 냉면 등으로 더욱 늘렸다고 한다. 그러던 중 두 차례의 화마가 찾아왔던 것이다. 첫 번째 화재는 1984년 7월 15일 한창 더운 여름에 일어났다. 그때 워낙 피해가 커서 날짜를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더워서 손님방에 있던 선풍기를 켠 순간 불꽃이 튀며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고 한다. 손님과 종업원은 물론 자신도 손과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3년간 치료를 받았다. 2차 화재는 2010년에 일어났다. 뼈다귀를 고려고 주방 국솥에 불을 켜두고 자다가 변을 당했다. 그때 집이 다 타버려서 새로 지었다. 그것이 지금 살고 있는 파란 지붕의 집이다. 두 번의 화재로 은행에서 수억 원의 빚을 내서 손님들 보상비와 새로 지은 집의 건축비 등으로 썼다. 그러면서 그동안 벌었던 돈도 모두 날리고 식당 영업도 부진했다. 생각 끝에 남정면옥 상호를 자신의 성을 따서 ‘구가네’로 바꾸어 삼계탕 전문점으로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무너진 음식점 영업의 기틀을 다시 일으키는 타개책은 되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2014년에 폐업을 하고 지금은 ‘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 몇 년 전에는 담장이 아름다운 성북구의 ‘자랑스러운 모범식당’으로 선정되어 성북구에서 발간하는 잡지에 식당이 소개되기도 했다고 한다. 구연이 사장은 아들이 4살 때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어린 남매와 친정어머니 모시고 힘들게 살아왔다고 한다. 금년에 64살이 된 아들은 집과 가까운 정릉에 살며, 딸은 26세 때 세상을 떠났는데 살아있다면 지금 66살일 것이라며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을 멈추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정릉감리교회의 권사인 그녀는 1966년 창설 초창기부터 교회를 위해 봉사해온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현재 식당 운영을 중단한 그녀는 주 3~4회 숭덕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남정면옥 구연이 사장은 그야말로 한 편의 대하드라마 같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증인이었다. 질곡(桎梏) 같은 인생을 헤쳐 오며 86년을 살아온 그녀의 얘기를 들으며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구연이 사장은 내일 아침에도 또다시 숭덕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해 급식하러 배낭을 메고 힘차게 집을 나설 것이다. 다시 식당을 운영해보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기술통제

  • 작성자: 장지희
  • 작성일: 2020-12-24

관련 마을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