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시장 안의 중국 음식점 황궁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오는 젊은 사장이 주로 운영하며 아버지를 돕고 있다. 1대 사장인 아버지는 건설 현장의 함박집을 운영한 경험으로 현재의 건물 2층에서 중국 음식점을 시작했다고 한다.
의욕적으로 2층 전체를 통째로 세를 얻어 대형 음식점으로 시작하다 보니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차입금 이자 부담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증권사에 다니던 아들이 2012년부터 아버지 일을 돕기로 하고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엔 배달일부터 하며 점차 식당 영업에 관한 일을 익혔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일을 익힌 아들은 식당경영을 혁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목표는 ‘박리다매’였다. 싸고, 맛있는 음식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매장 규모도 반으로 줄여서 2층에서 현재의 1층으로 내려왔다.
아들의 생각은 적중했다. 3년만에 은행 차입금을 거의 다 갚고 지금은 흑자 운영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동네에서도 황궁은 싸고 맛있는 음식점으로 소문이 났다. 젊은 사장 인터뷰 전에 동네 어느 분께 그 집 음식 중 어떤 게 맛있냐고 슬쩍 물어봤더니 ‘기스면’을 먹어보라고 했다. 역시 맛이 있었다. 취재를 끝내고 아들 사장에게 물었다. 나중에 또 오고 싶은데 이 집에서 손꼽는 추천 메뉴는 무엇이냐고. 그는 서슴없이 삼선짬뽕, 잡채밥, 고추 덮밥 세 가지를 먹어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