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소문로 대로의 성북구청 입구 교차로 성북폴리어학원 빌딩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는 ‘치과, 이해박는집’ 간판이 보인다. 이 특이한 치과 병원 이름은 김영환 원장이 지었다고 한다.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純宗,1874~1926)의 인산(因山, 왕실의 장례)일에 우연히 찍힌 커다란 치과 간판(이해박는집)을 보고서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당시 치과는 ‘잇방’이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사진과 문헌으로 증명되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치과병원일 듯하다. 그 장면이 담긴 순종 황제 장례 행렬 사진은 진료실 안에 걸려있다.
한편 건물은 아담한 전통 한옥이다. 한옥을 사랑한 김영환 원장이 직접 산 것이라고 한다. 2005년 북촌에 이해박는 집 1호점, 2008년에 동소문동에 2호점, 2009년에 경기도 안산에 3호점을 냈는데, 병원 건물은 모두 한옥이라고 한다.
동소문동 치과 병원 입구를 들어서면 마당에 ‘서울 노마드’라는 카페가 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카페다. 진료를 기다리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차 한 잔 할 수 있다. 또한 경기도 지방의 한옥 형태인 ㄷ자형 한옥 내부를 개조해 치과 진료실로 사용하고 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편안함을 간직한 마당, 마루, 처마 등등이 옛 고향의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그런 추억에 젖다 보면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 치료 중 긴장감이나 통증도 덜 느낄 것 같다.
연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김영환 원장은 경력도 다양하다. 시인 치과의사로서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치인이며,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고, 2018년에는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도 했다. 또 전기안전 소방분야 6개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전기기술자다. 동시집 『똥먹는 아빠』,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 과학동시집 『방귀에 불이 붙을까요』 외에 다수의 수필집과 평론집도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