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상가에 바동에 위치한 세탁소는 입간판이 없다. 샷시문 유리창에 빨갛게 ‘세탁’이란 단어만 표기되어 있다. 한때는 건어물 도매시장이었고 이후로는 자수와 봉제공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가에서 세탁소는 뜬금없어 보였다. 하지만 1984년 국민은행 종암동 지점 뒤편에 은행 직원들을 위한 숙소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세탁소를 이용하는 고객 99%가 은행 직원들이라 굳이 간판이 필요 없었다고 했다. 세탁소 안을 살펴보니 와이셔츠와 양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세탁소 문을 연 년도는 정확하게 말씀 해 주지 않았다. 건어물 시장이 나가면서 들어왔다는 말씀으로 추측해 보면 1980년대 중반에 영업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사장님 연세가 현재 80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