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암동으로 이사 와서 미용실을 갔었다. 미용실만큼 동네를 훤히 꿰뚫고 있는 곳은 없으니 무슨 정보라도 듣기 위해서였다. 특히 중요한 먹거리인 식당 정보는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감자탕집이 있는데 조미료를 많이 쓰지 않아 좋더라구요.”
동네 사람이 소개하는 맛집은 실패가 없다. 가끔은 포장을 해서 먹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땐 식당에 가서 먹곤 했다.
전부 좌식 홀이었는데 몇 년 전에 일부는 식탁을 놓는 리모델링을 해서 자리를 선택해서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로 43년이 되었다는 감자탕 집 메뉴는 단촐하다. 감자탕과 홍어가 주메뉴인데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다.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인 지금은 포장손님이 많다고 한다. 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직접 와서 포장해 가는 손님들이 정말 지역경제를 살리는 주역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것은 또 하나 있었다. 감자뼈 같은 경우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수입이 없어 국산을 사용하고 있단다. 사람만 이동이 제한되고 있는 게 아닌가 보다.
식당 초기부터 부부가 함께 운영을 했다고 하는데 어느 새 70대 초반과 후반이 되었다. 메뉴가 많지 않은 단일메뉴에 가깝다 보니 그리 힘이 들지 않다는 것과 아픈 곳이 없어 할 만하다는 말씀에 오래도록 맛있는 감자탕을 맛볼 수 있겠다는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