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이발소
2014.01.20
작품 문학
박미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태양의 혀』의 3부에 수록된 시이다. 전반적으로 이야기 중심의 문학 성향을 띠고 있는 『태양의 혀』에서 특히 3부는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시인이 40년 이상 거주한 성북동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이 작품 역시 성북동의 오래된 가게 '명랑이발소'에 담긴 추억을 담았다.
성북동
  • 새이용원(1)
  • 새이용원(2)
  • 새이용원_이덕훈 이발사의 모습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박미산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2014.01.20
  • 비고: 시집 『태양의 혀』 발행일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근거자료 원문

  • 성북동에는요 아주 오래된 이발소가 있어요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돼지가 있고요 기도하는 소녀도 있어요 그리고 의자 팔걸이에 얹혀진 빨래판이 있고요 그 위에 내가 앉아 있어요 이발사는 내 목에 흰 천을 두르고 머리를 깎고 있어요 나는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요 나의 긴 머리카락은 어느새 시멘트 바닥을 뒤엎고 상고머리 낯선 아이가 거울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어요 우왕, 우는 아이를 번쩍 안고 빨랫비누로 머리를 감겨주던 여자 이발사, 물조리를 밀치며 도망친 아이의 짧은 머리카락이 구름을 뚫고 자랐어요
    박미산, 2014, 태양의 혀, 75쪽
    명랑이발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이발사인 이덕훈(1936~) 할머니가 약 50년간 운영하는 곳이다. 홍대부고 후문 쪽에 있던 기존 위치에서 2003년, 현재의 성북로 55 자리로 이전하면서 상호도 ‘새이용원’으로 변경하였다. 미용실이 별로 없던 시절, 시인은 어린 딸들의 머리를 자르러 ‘명랑이발소’를 자주 다녔다. 이발소 내부에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돼지’, ‘기도하는 소녀’ 등 정겨운 그림이 걸려 있었고, 체구가 작은 아이들은 의자 팔걸이에 얹힌 빨래판 위에 앉아서 머리를 잘랐다.
  • 50년 동안 문 닫은 적 없는 명랑이발소, 잘린 머리카락들이 이발소에서 영영 나오지 못하고 내 귀를 자를 것만 같은 시퍼런 가위도 도망치지 못했네요 머리카락을 제 맘대로 자르던 아가씨는 오늘도 여전히 면도칼을 가죽에 문지르고 거품도 만듭니다 구름을 만들어내고 어제와 내일도 만들어요 어제의 나를 번쩍 꺼내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할머니 이발사 이빨 빠진 바리캉이 빛나고 있어요 이제 겨우 자란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달려드네요, 속절없이 머리카락이 후두두 떨어지는 ** 시 전문 수록 **
    두 번째 연에서는 젊고 풋풋했던 과거의 나로 돌아가게 해주는 명랑이발소와 “어제의 나를 번쩍 꺼내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할머니 이발사”를 향한 고맙고 반가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기술통제

  • 작성자: 염현주
  • 작성일: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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