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고개
1983
작품 문학
1983년 발행된 소설집 『장위고개』에 수록된 소설이다. 염인수는 동경 유학까지 다녀온 지식인으로 대전의 문학운동을 주도했으나 한국전쟁 발발이후 사상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대전형무소에 체포되었다. 그 이후 염인수는 대전을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며, 도시의 임금노동자로 살게 된다. 이 작품은 작가 염인수가 장위동 공사현장에서 노동을 했던 5년여의 기간 중 1968년 한 해를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날씨, 기온, 수입, 집안 대소사 등 당시 작가가 겪은 일상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당시 가난한 도시 노동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일기 중간중간에 장위 공사장을 가기위해 장위고개를 오가며 느끼는 감정을 시로 표현하였다.
돈암동 장위동 정릉동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염인수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근거자료 원문

  • 일一월 이십육二十六일 맑음 (一) 이二도 장사를 나갔다가 종암시장에서 돌아오다. 텁텁한 기분으로 막걸리 한잔.
    염인수, 1983, 장위고개, 30쪽
    작가는 생계를 위해 청량리시장, 전능 시장 등에서 장사를 한다. 종암시장에서 장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를 마신다. 빚과 이잣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수입이 없어 갑갑함을 느낀다.
  • 삼三월 육六일 맑은 오五도 수입 칠십七○원. 영이 목이 부어 숨 쉬기가 곤란. 밤중 약을 사서 복용 시켰으나 별 차도가 엇다. 장위 공사장에 일이 시작되었다는 소식. 나는 또다시 그곳을 가 볼 수밖에. 제대병들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다. 그러나 훈이 돌아오지 않다. 삼三월 칠七일 눈 일一도 수입 백이십一二○원. 장위공사장에 가다. 안면있는 감독 나의 인사에 본체만체. 그러나 저러나 사람이 몰려들어 일에 붙기에 필사적. 오전중 흙파내기. 눈이 시야를 가리게 펑펑 쏭아지다. 눈을 맞으며 귀가.
    염인수, 1983, 장위고개, 40-41쪽
    작가는 청량리시장에서 장사를 계속하지만 시원치 않고, 처제가 빚 독촉을 하기 시작한다. 장위동에서 공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공사장에 일자리를 얻으러 가게 된다. 1960년대 당시 장위동은 동방생명의 택지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장위동을 중산층을 위한 주거지역으로 변해갔다. 작가가 간 장위 공사장도 주거지 개발로 인한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 얻을 확률이 높다.
  • 삼三월 십팔十八일 수입백원. 시장을 돈암동으로 바꾸다. 자전거도 낡아버려 타지못할 정도가 되었다. (중략) 삼三월 십구十九일 맑음 十도 정능 어느 공사장에 나갔다가 의외로 돈벌이. 얼마간 연속되길 바랄뿐. (중략) 삼三월 이십일二十一일 맑음 十도 『오늘같이 일해서는 안돼요.』 정능 일터에서 돌아올 때 감독의 말. 어느 일터에서고 귀에 읽은 소리. 별로 놀랄것은 없다. (중략) 삼三월 이십오二十五일 맑음 십삼十三도 창동까지 다시 장사를 갔으나 허탕. 돈암동 시장에서도 허탕.
    염인수, 1983, 장위고개, 44-45쪽
    청량리시장에서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시장을 돈암동으로 옮긴다. 하지만 돈암동에서의 장사도 허탕이 일수였고, 정릉의 공사장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번다.
  • 사四월 십사十四일 맑음 십구十九도 아침 장위 공사장에 갔다가 돌아오다. 유일이라는 것.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아 돌다. (중략) 사四월 십육十六일 맑음 십구十九도 장위에서 일하다. 돌이켜 생각하면 노동을 한지도 오五년 이제는 마음에 몸에 노동이 배어버렸다. 올 여름철도 장위에서 보낼 생각을 하니 아득한 심사. 삽이 아니면 곡괭이를 들고 해가 뜰때부터 질때까지의 노동. 나는 노동을 하면서 무언지 쉴새없이 생각한다. 그러나 이 생각한다는 것에서 무엇이 솟아 올랐단 말인가. (중략) 사四월 십칠十七일 맑음 십구十九도 장위에서 일.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한잔. 돌아오면서 나는 K의 생각만 했다. 나와 같이 일하던 대학을 중퇴한 사나이. (중략) 사四월 이십二十일 맑음 십구十九일 장위의 일.
    염인수, 1983, 장위고개, 50-51쪽
    작가는 장위동 공사장 이곳저곳을 돌며, 일을 한다. 작가는 지난 5년간 도시 노동자로 일하며 몸과 마을에 노동에 베었다고 말하지만 쳇바퀴를 도는 듯 아무런 진전없이 노동의 공간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씁쓸해한다. 다음날 공사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대학을 중퇴한 노동자 K가 말했던 ‘맨주먹으로 성공할 수는 없을까?’라는 말을 곱씹는다.
  • 사四월 이십구二十九일 맑음 (중략) 이른아침 그 신사와 나는 장위고개 밑에서 약속이나 한듯 매일 아침 만났다. 나는 노동복에 도시락을 든 차림새. 저편은 간편한 등산복차림. 나는 그를 알고 있다. 옛날 어느 시골 직장에 경리원으로 있었던 것을, 그러나 너무나 장구한 시일이 흘렀기 때문에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다.
    염인수, 1983, 장위고개, 54쪽
    작가는 매일 아침 한 신사와 장위고개에서 마주치는데 일전에 일하던 시골 직장에 있던 경리원이다. 작가는 내심 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길 바라며 그의 곁을 피했으나 어느날 그 신사가 자신을 아는 척하자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아니라고 시치미를 뗀다.
  • 육六월 구九일 비 열十시경 비가 내려 일은 중단. 비를 맞으며 내려오는 장위고개. 나는 이 고개를 내려올때는 한숨을 쉰다. 오五년전의 이 고개 지금의 고개 조금도 변한건 업다. (중략) 육六월 십十일 공사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비, 다시 비를 맞으며 장위고개를 넘어오다. 『우리는 다음날에 울자.』 케네디 대통령이 참변을 당했을때 그의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했다는 말. 희망을 잃지않고 굳세게 살아가야지.
    염인수, 1983, 장위고개, 67-68쪽
    작가는 비가오는 상황에서도 생계를 위해 장위동 공사장으로 향한다. 공사장으로 가기 위해 장위고개를 넘어오면서 한숨을 쉬기도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가 참변이후 가족들에게 했다는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 비가 갤듯하여 작업장을 떠난것이 장위고개에 다다르니 폭우로 변하다. 어느집 부엌으로 비를 피해 들어갔다. 그때에 고개께서 여학생 셋이 지우산 한개를 받고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중 한 아이는 비를 맞으며 따르고만 있었다. 그애들이 내앞에 다다르자 그중 큰 학생이 그 지우산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빗속을 셋이서 걸어갔다.
    염인수, 1983, 장위고개, 73쪽
    공사장에서 일하던 도중 비를 만난다. 비가 갤듯하여 작업장을 떠났는데 장위고개에 다다르자 비가 거세져 어느집 부엌에서 비를 피하게 된다. 고개에서 여학생 셋이 지우산하나에 의지하여 내려오고 있었는데 별안간 작가에게 우산을 들려주고는 셋이서 빗속을 걸어간다. 그것이 이상하여 우산을 확인해보니 우산을 고정하는 꼭지가 고장나 있었고, 이를 손으로 받쳐 빗속을 나섯으나 얼마 가지 못해 비바람에 꼭지가 빠져나가 비를 맞게 된다.
  • 내 너를 넘나든게 봄 여름 가을 겨울 무척 나를 울렸던 고개 하루가 한해같은 것을 그것을 다섯을 곱했구나. 삽과 곡괭이 돌과 흙에 기진맥진한 하루해를 뒤로하고 네고개에 다다를젠 저편 미아리고개 휘황한 불빛보고 어지간한 한숨도 쉬었건만 이제 그만 한숨마저 잊고서 말았구나. 한 많은 장위고개여 잊고서 말았구나.
    염인수, 1983, 장위고개, 76쪽
    7월 1일 일기 뒤에 붙은 시이다. 앞서 작가는 5년 전부터 장위 공사장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시에서는 그 5년 동안 공사장에 가기위해 넘나들었던 세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미아리 고개의 위황한 불빛을 보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한숨지었지만 이제는 그 한숨마저 잊고 살고 있다며, 고단한 노동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 일이 끝났네 지쳐 기다리던 시간도 이제는 사라지고 삽 곡괭이 리어카에 견디기 힘든 고통도 이미 사라지고 얄궂은 십장 눈초리도 어느새 사라져 내 어찌 지냈을까 어제 뇌까리듯 다시 반복 주머니에 이二백팔八십원 넣고 시원스럽게 넘어서는 장위 어둠의 고개.
    염인수, 1983, 장위고개, 86쪽
    8월 11일 일기 뒤에 붙은 시이다. 공사장에서의 고된 노동은 어제와 똑같은 노동의 반복이지만 주머니 속의 일당을 보상 삼아 장위고개를 넘어가면서 노동의 고통은 잊어보려 하는 작가의 마음이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 초동의 비 옷자락 적시며 끄는 리어카 무겁기만한데 발 아래 고갯길엔 택시와 버스의 행렬 그속에서 나보고 단 한사람 손흔들길 해질때까지 기다려 보아도 그런게없는 비내리는 장위고개 슬프기만 하여라.
    염인수, 1983, 장위고개, 107쪽
    11월 5일 일기 뒤에 붙은 시이다. 이 당시 아랫방에 연탄을 제대로 넣지 못하고, 공사장에서 노동을 하는 자신을 빼놓고는 가족들이 배불리 먹지 못할 정도로 생활이 궁핍해졌다. 이시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 느낀 고독과 슬픔을 비내리는 장위고개에 담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 십일十一월 삼십三十일 아침 장위고개 밑에서 비를 만나다. 일차 공사는 오전에 끝이나고 이차 공사가 시작된다. 당분간 일거리는 계속될듯.
    염인수, 1983, 장위고개, 114쪽
    며칠 전 공사가 2~3일 내에 완공될 기미가 보이자 작가는 이제 겨울철인데 혹시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하지만 다시 2차 공사가 시작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덜게 된다.

기술통제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21-12-01

관련 마을아카이브

  • 이야깃거리
    장위고개
    분류: 장소
    시기: 미상
  • 이야깃거리
    염인수
    분류: 인물
    시기: 일제강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