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람회에 선보일 테라코타를 태운 리어카를 끌고
권진규가 미아리 집을 떠나 대학병원 앞을 거쳐
전람회장으로 오고 있었다
(중략)
두상이 더 오르려 하자 권진규가 얼른 목에 끈을 맸다.
권진규가 테라코타 되었다.
권진규는 1959년 미아리(동선동3가 250-1)에 살림채와 아틀리에를 손수 짓고, 그곳에서 테라코타 기법을 끊임없이 연구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1973년 5월, 고려대박물관 현대미술실에 전시된 자신의 자소상 등을 둘러보고 작업실로 돌아온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결말을 선택했다. 치열했던 예술적 고뇌와 작품활동의 흔적이 남아있는 동선동 권진규아틀리에는 현재 '시민문화유산'으로 보존·관리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