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자전
1980.03.01
작품 문학
『한국문학』 1978년 5월 호에 발표한 이후, 신상웅 소설집 『돌아온 우리의 친구』(창작과비평사, 1980), 『신상웅 전집 4: 쓰지 않은 이야기』(동서문화사, 2003)에도 수록되었다. 1970년대 서울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주택난은 도시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소설의 주인공 정기오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6개월에 한번 꼴로 셋방을 옮겨 다니는 형편 탓에 자녀 계획도 미룬 채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다. 새로 이사할 집의 은행 대출이 꼬이면서 정기오는 이사를 딱 하루 연기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루 종일 돈암동을 비롯 수유리, 갈현동, 흑석동, 상도동 등 서울의 이 동네 저 동네를 뛰어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셋방살이의 애환을 우화적으로 그렸다.
돈암동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신상웅
  • 비고:
  • 유형: 작품 문학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1980.03.01
  • 비고: 1978년 《한국문학》 5월호에 발표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근거자료 원문

  • 알고 보니 그 집 골목 끝이 곧 큰길이었으므로 두 사람은 대문을 나서자 복덕방 여인과 헤어져 당장 돈암동으로 내달렸다. 김씨가 택시 안에 앉아 말했다. "이렇게 용렬하고 구차한 행각에까지 정형이 동행하게 되어 면목 없군요.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이 빚을 져가며까지 이래댜 되는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지금까지 쉴새없이 해온 정기오였지만, 그러나 그는 그런 투로 말할 수는 없었다. "제 염려는 마십시오. 김 선생님이 이사 못하시는 건 저도 올데갈데 없어지는 거니깐요." "그래서 더욱 속이 타는군요."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궁하면 통한다는데 설마 길이 있겠지요." 김씨가 넘겨준 약도를 들여다보며 택시 운전사는 차를 아리랑 고개 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신흥사 입구를 지나서 비탈길 어귀에 이르자 오르자 오른쪽으로 가파른 시멘트 포장길이 뚫려 있고 최씨가 이사갈 집은 그 언덕길 중간쯤의 대단한 집들 가운데 하나였다.
    신상웅, 2003, 신상웅 전집 (4) 쓰지 않은 이야기, 224-225쪽
    이사 당일, 정기오가 새로 이사할 집의 주인이 될 김씨는 은행 대출금이 다음날로 늦춰지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이렇게 되면 정기오 역시 이사를 할 수 없다. 김씨와 정기오는 그들이 살게 될 수유리 집주인 강씨에게 함께 찾아가 이사를 하루만 연기해달라고 간청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강씨가 이사 갈 갈현동 집주인에게, 또 갈현동 집주인이 이사 갈 돈암동 집주인에게 찾아가야 했다.
  • "그 주인이란 사람 어디 있나요? 좀 만나봅시다." "만나보시기 힘들걸요. 우리도 아직 한 번도 본 일이 없으니까." "이 집 뜯으라고 시켰다며요?" "모르시는군. 전설 같은 여자가 하나 있어요. 얼굴 없는 여자가. 그 여자가 전령을 보내 우리한테 명령을 내려요. 이 집 뜯어라, 저 집 고쳐라 하고." 정기오는 그제야 펀뜩 떠오르는 것이 있어 재빨리 되물었다. "아니, 아리랑고개 가는 데 집 또 한 채 가지고 있는 여자 말인가요?" "거기뿐일까. 서울 시내에 그 여자 집 없는 데가 어딨어. 아파트만 해도 여러 채 되는데." "그래요?" "하기야 그런 여편네가 한둘일까."
    정기오와 김씨가 부리나케 찾아간 돈암동 집은 일수놀이 고리대금업을 하는 여인에게 경매로 넘어간 집이었고, 그곳에 그녀는 없었다. 정기오는 방향을 돌려, 김씨가 현재 세 들어 살고 있는 방에 이사 올 사람을 찾으러 흑석동으로, 또 흑석동으로 이사 올 사람이 산다는 상도동으로 달려간다. 상도동 집을 철거하고 새로 건물을 올리는 집주인은 알고 보니 돈암동 집을 낙찰받은 '얼굴 없는' 그 여인이었다. 투기를 목적으로 한 다주택 소유자들이 많았기에 서민들의 주거지가 더욱이 부족했던 시대상이 드러난다.

기술통제

  • 작성자: 염현주
  • 작성일: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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