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 4동 꼭대기는 늘 그렇게 아무도 수돗물을 쓰지 않는 한밤중에만 물이 나왔다.
한겨울에는 물통에 손이 쩍쩍 붙는 추위에도 불평 없이 물을 나르고 담는 데만 열중했다.
그렇게 불편한 삶을 불평하지 않고 살았다.
그땐 그랬다.
정릉 4동이 개발되기 전, 정릉 4동 꼭대기는 판자촌이 모여있는 속칭 달동네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수도를 사용하지 않는 한밤중에만 수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다고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