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정마을 재개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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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도시
성북동 북정마을에 대한 서울시의 재개발 사업이다. 서울시는 2019년 3월 14일, 성북2구역과 신월곡1구역의 재개발 결합개발을 발표했는데, 떨어져 있는 두 지역의 결합개발을 통해 고밀개발구역인 신월곡1구역과 저밀관리구역인 성북2구역을 특성에 맞게 개발·정비하는 방식이다. '북정마을'로도 불리는 성북2구역은 성곽마을로 한양도성과 구릉지형에 앉혀진 저층 주택들이 마을 경관을 이루며, 매년 월월축제를 진행하는 등 지역공동체 활동이 활발한 마을이다. 따라서 북정마을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을 모색한 결과이며, 신월곡1구역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개발이익을 북정마을 정비사업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주민들의 반대도 많은 상황이다.
성북동
  • 성북동 북정마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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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북동 북정마을(5)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 비고:
  • 유형: 사건 도시

시기

주소

  • 주소: 02879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224 (성북로 23길)
  • 비고: 북정마을

근거자료 원문

  • 집,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우리 시어머니가 철거하는 거 막으려고 똥바가지 퍼서 던지고 그랬어요. 나도 지금 그거 하러 다니잖아, 재개발 잔대하러." 북정마을에는 간판이 없는 식당이 하나 있다. 사람들은 그 식당을 '넙죽이 식당'이라고 부른다. 넙죽이 식당을 운영하는 고현선씨는 그렇게 대를 이어 집 때문에 싸워야 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북정마을에 마을버스가 다니기 전에는 변변한 길도 없었단다. 물건은 다 이고지고 올라와야 했고,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시어머니가 40여 년을 이 식당을 운영하다 몸이 아파 며느리인 자신이 이어받아 하고 있다는 고현선씨는 동네사람 밥도 해주고, 북정마을에 자리잡고 연극하는 사람들 끼니도 챙겨죽고, 목마른 어르신들에게 술도 대접해가며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 대를 이어 일궈오고 살아온 이 집이 재개발 때문에 앞날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똥물을 퍼부어가며 싸워 지켰듯이, 자신도 재개발을 반대하는 싸움에 나서고 있단다. 북정마을 주택들의 상당수는 시유지에 속해있다. 처음 이곳에 집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을 때, 무허가라는 이유로 강제 철거를 하겠다는 통에 싸움이 크게 났었단다. 똥을 퍼다 철거반에 맞서 싸우며 일궈온 삶터가 이제 또 재개발 때문에 철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어울려 밥을 해 먹고 술을 마시며 함께 호흡하던 마을이 하루 아침에 자신들의 뜻과 관계없이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불정마을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것은 실향의 공포 같은 것이리라.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36-37쪽
  • 북정마을에서 사십 여 년을 살아온 김홍식 씨도 재개발 때문에 걱정이 많다. 이제 사십대 후반이니 북정마을에서는 젊은이에 속하는 그에게 북정마을은 부모님이 오랜 시간 살아오셨고, 자신의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이 모두 배어있는 곳이다. "사실 저는 이 마을에 별로 애착이 없었어요. 그렇잖아요, 사람들은 거기 살지만 그냥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고 살지, 마을이라고 생각하고 살진 않지요, 특히 저처럼 이 마을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사람들은요. 같이 놀던 친구들도 대부분 마을을 떠났고 어르신들만 남아있으니, 마을 사람들과 교류도 별로 없었고요." "하지만 걱정은 걱정이에요. 저보다 부모님, 특히 어머님 때문에요. 저야 직장 나가면 밤에나 돌아오고, 아버지도 평생 일하느라 밖으로 다니셔서 동네 분들과 깊은 관계에 있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는 그렇지 않으시거든요. 친구분들이 다 이 마을에 계시는데 이제 여길 떠나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힘드실 테고…. 나이 드시면 인간관계처럼 소중한 것도 없다는데 낯 선 마을에서 새로 친구를 만들기도 힘드실테고…." 그는 만약 재개발이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인천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귄다. 인천에 형과 누나가 살고 있으니 아주 낯 선 곳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란다. 그의 직장은 대학로에 있다. 걸어 다녀도 충분할 거리인 북정마을에서 인천으로 옮기고 출퇴근해야 할 것도 걱정이다. "자기 뜻과 관계도 없이 멀쩡히 살던 집에서 떠나야 한다는 게 말도 되지 않는 일 아닌가료?" 그렇게 되묻는 그의 표정은 쓸쓸했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37-38쪽
  • 월월축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김경동 통장도 재개발이 북정마을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말한다. "이 월월축제를 개최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재개발 문제예요. 우리 마을은 지금 재개발 때문에 큰 속앓이를 하고 있어요. 우리는 재개발이 싫은 거예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연적인 보존 개발이에요." 그가 말하는 보존 개발은 꼬불꼬불한 골목은 그대로 두고, 허름한 집을 고치지 말자는 게 아니란다. 현재의 주택들을 큰 틀에서 보존하면서, 주민이 필요한 것은 고치고 새로 짓고 해서 북정 마을이 옛 모습을 지우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개발을 하자는 것이란다. "지금 상태로는 돈이 없어도 못 짓고, 있어도 못 지어요. 개재발 구역이 되다 보니 집을 건드리지 못해요. 재보수도 일절 못하게 해요. 당연히 새로 집 짓는 건 허가도 안 나겠죠. 그러다 보니 재개발을 한다면 전면 재개발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이 동네 사람들은 다시 이 마을에 살 수가 없어요. 거의 다 쫓겨나요. 그게 싫어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면 우리 생각을 널리 알릴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있었지요. 심우장이나 성곽만 문화재가 아니잖아요? 이런 곳을 달동네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는 이런 모습도 문화재라고 생각해요." 그의 말처럼 문화재는 그저 그곳에 존재하는 유형의 자산 하나만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다. 그 문화재와 함께 삶을 일구고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어울려 문화재가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집 한 채 없이 잘 닦고 가꿔진 공원과 나무가 있는 북정마을은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반감된다. 성곽과 어울려 살아가고, 그 품에서 깃들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서울 성곽이 더 빛나는 것이리라. 이곳은 신월곡1구역과 묶어 결합 개발이 계획되어 있다. 이곳에 한옥마을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북정 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이 마을을 떠나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비싼 한옥에 입주할 경제력은 없고, 그렇다고 결합 구역인 신원골 재개발 지역에 입주할 돈도 없다. "우리에게는 재개발을 막는 것이 가장 최우선의 과제예요." 김경동 통장의 말처럼, 갈등의 소지는 있지만 많은 원주민들은 재개발에 회의적인 분위기라고 한다. 재개발 소식에 투기를 위해 집을 사놓은 외부인들의 경우에는 대개 찬성 쪽이라고 한다. "그냥 살던 집 이쁘게 고쳐 이대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돈 많이 주는 것도 싫고, 너무 편리한 것도 원하지 않아요. 그냥 살던 곳에서 살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넙죽이 식당에서 막걸리를 드시던 어르신 한 분이 그렇게 하소연을 한다. 마을 공동체가 살아있다며 마을 만들기 최우수상을 주면서, 한편에서는 그런 마을을 없애고 재개발을 하겠다는 이 논리는 과연 무엇일까? 서로 모순되는 행정 정책 속에서 주민들은 속앓이 할 뿐이다. "나라가 해 준 게 뭐가 있어. 멀쩡히 살던 사람 내쫓는 게 나라가 할 일이야?" 북정마을을 내려오는 내개 술 취한 할아버지 안 분이 울분을 털어놓는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38-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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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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