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태기마을 축제
2004
사건 축제
200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북구 화랑로18길(상월곡동) 일대 삼태기마을의 마을 축제이다. 2004년 당시 3개 통으로 구성되었던 삼태기마을의 각 통장들이 의기투합하여, 삼태기마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축제를 기획하고 제1회 마을 축제를 진행했다. 그리고 매년 가을이 되면 풍요로움을 나누는 마음으로 마을축제를 열어 2008년까지 순조롭게 이어졌는데 조류독감의 창궐로 인해 기약없이 중단되었다. 이후 2012년 삼태기마을이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삼태기마을 축제가 다시 부활하였다. 삼태기마을 주민협의체가 주관하는 마을 축제는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축제를 통해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고민하고 함께 할 방법을 찾고 있다.
월곡동
  • 2013 삼태기마을 축제(1)
  • 2013 삼태기마을 축제(2)
  • 2012 삼태기마을 축제
  • 성북마을 권역별 지도_월곡·석관·장위 권역(2)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 비고:
  • 유형: 사건 축제

시기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상월곡동 (화랑로 18길 일대)
  • 비고: 삼태기마을

근거자료 원문

  • 두 번째 이야기 – 화합을 이끄는 온정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겠어?” 삼태기마을 주민협의체 임원진 주간업무회의. 매주 월요일 아침 9시 30분 마실사랑방에 모여 회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위원장, 부위원장, 총무, 감사, 고문 그리고 마을활동가들이 모여 한 주간의 업무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진행사항을 결정하는 시간이다. 이번엔 다가오는 마을축제에 관한 안건을 논의 중인데 삼태기마을 주민협의체 위원장은 걱정이 먼저 앞서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2013년도 마을축제는 온전히 주민들의 힘으로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에도 마을축제는 온전히 주민들의 힘으로 진행했었다. 하지만 작년 마을 축제는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의 업무파트너인 성북보건소의 역할이 너무 커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치러낸 마을 축제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고 삼태기마을 주민들이 마을축제를 처음 치러내는 것은 아니다. 5차례나 마을축제를 자체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었다. 조류독감이 유행하기 전이다. 첫 삼태기마을 축제는 2004년도에 열렸다. 지금은 2개통이지만 예전의 삼태기마을은 3개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당시 3통의 통장을 맡고 있었던 현(現) 삼태기마을 주민협의체 총무는 다른 1,2통의 통장들과 의기투합하여 삼태기마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매년 가을이 되면 풍요로움을 나누는 마음으로 마을축제를 열었고 2008년까지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그런데 느닷없이 조류독감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노인과 유아들이 유행성 조류독감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생기자 정부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나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를 했다. 삼태기마을 입장에서는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있는 축제를 중단하는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특히나 삼태기마을 주민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인들에게 위험한 조류독감이므로 삼태기마을 축제는 언제 다시 시작한다는 기약을 남기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2년, 삼태기마을이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삼태기마을 축제가 다시금 부활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시 개최된 마을축제는 사실상 성북보건소가 주도한 축제라 진정한 의미의 마을축제라 보기는 어렵고 그나마 의미를 둔다면 맥이 끊겼던 마을축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 정도라 볼 수 있다. 축제 기획에 대한 또 하나의 부담이 있는데 작년 축제는 사업비가 넉넉하여 연예인을 초청하는 등 마을의 규모 치고 상당히 화려하게 개최하였던 것. 올해는 작년만큼의 예산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화려하게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규모를 줄이는 것도 작년에 비하면 모양새가 참 이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저런 고민들의 대화들이 오고가다 최종적으로 우리 마을의 규모와 주어진 예산 규모에 맞게 소박하게 치르자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주민들 중 일부는 작년에 화려했던 마을축제를 예산낭비라 비판하기도 했고 마을축제의 원래 취지는 마을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것이니 주민들끼리 소박하게 하는 것이 외려 더 좋은 것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최대한 주변의 도움을 이끌어내어 알차게 마을축제를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행히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태기마을이 있는 성북구에는 성북구마을만들기 지원센터가 있는데 기관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지원해주는 기관이다. 가을은 마을마다 행사가 많이 열리는 계절인데 주민이 중심이 되어 마을 행사를 열겠다는 곳을 성북구마을만들기 지원센터가 지원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기본적인 홍보비와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코너를 지원해 주겠다는데 이것만 해도 삼태기마을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작년 마을만들기 사업의 파트너였던 성북보건소와 현재 사업 파트너인 생명의 전화 종합사회복지관의 행사 부스 참여도 확정.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음식만 차려먹고 단순하게 끝날 수 있었던 축제가 다양한 볼거리와 참여거리가 생긴 마을축제로 탈바꿈했다. 이제 남은 것은 주민들의 몫. 기본적인 행사준비와 참여, 깔끔한 마무리는 온전히 주민들의 몫이었다. 마을축제 당일, 누구말대로 행사는 그 성공 여부의 반을 날씨가 차지하고 있다는데 다행스럽게도 날씨가 무척 좋았다. 이른 아침부터 모인 주민들은 정결한 마음가짐으로 마을 대청소를 시작했다. 구석구석 골목골목을 돌며 쓰레기들을 치우고 지저분한 곳을 정리했다. 본 무대행사가 설치될 마실사랑방 앞 주변에는 만국기들과 야간을 대비한 조명등이 설치되었고 오후가 되어갈 무렵 마을 걷기동아리 중심의 부녀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축제 음식을 장만하느라 시끌벅적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날 줄 모르고 그 옆을 지나는 주민들의 눈빛에선 마을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각종 부침개와 밑반찬, 찌개들이 저마다의 음식내음을 자랑하며 마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참여기관들의 행사 부스들이 자리를 잡아갔다. 무엇보다 무료로 팝콘을 나눠주는 팝콘 튀기는 기계 앞의 아이들은 무척이나 신이 나 있었다.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며 동네 한복판을 가로질러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지나가자 풍물놀이패가 신명나는 가락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왔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 위원장의 개회사와 함께 먹을거리 나눔 마당이 시작되었다. 마을축제에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파트너 막걸리와 함께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음식들이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고갔고 얼큰하게 취한 주민들의 이야기가 저물어가는 가을 저녁노을의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행사가 끝났다. 마을축제가 끝나면 막판에 술 취한 취객들이 작은 소동들을 일으키곤 했는데 이번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몇몇 주민들이 행사가 치러졌던 자리에 남아 열심히 마무리 청소를 하고 있을 뿐. 마을의 일 년 단위 행사 중 삼태기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이며 오랜만에 주민들의 손으로 치러낸 삼태기마을 축제는 이렇게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다음날 아침도 삼태기마을 마실사랑방은 여전히 분주했다. 삼태기마을 주민협의체 총무를 중심으로 몇몇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손가락을 세어가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상의하고 있다. 주민들 옆에는 시루떡 상자들이 쌓여있고 한 어머니는 떡을 보기 좋게 썰어 접시에 놓는다. 우연히 마실사랑방에 들린 주민 한 명이 한 아름 쌓여 있는 떡을 보고 이게 웬 떡이냐고 묻자 총무는 대답했다. “어제 축제가 끝나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우리 마을에 독거 어르신들 많잖아요. 또 장애가 있어서 축제에 참가 못한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임원진들 하고 상의해서 쓰고 남은 축제 후원금으로 그 분들에게 떡 돌리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여기 모여서 어느 분들에 떡을 돌려야 되는 것인지 상의하고 있어요. 가만 있어보자. 또 어떤 분이 축제에 참가하지 못하셨더라?” 축제가 끝났다고 마을공동체의 활동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먹고 마시며 노는,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는 축제 이후에도 삼태기마을 주민들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고민하고 함께 할 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마음이, 이러한 행동이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 준다. 물론 그것이 때때로 마음처럼 제대로 전달이 안 될지라도 꾸준한 노력은 분명 필요하고 삼태기마을 주민들은 그것을 실천한다. 활동가의 덧붙임 사람 냄새가 나는 마을은 별개 아닌 것 같다. 혹시나 우리 마을에 소외된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고 만약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챙겨주려고 하는 마음. 그 마음에서 시작하고 그 마음들이 모여 사람 냄새 나는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작은 떡 한 조각일지라도 이웃들과 같이 나누어 먹으려 한다면 주민들 간의 정은 자연스레 생길 것이고 사람 냄새가 나는 마을은 저절로 만들어질 것이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81-87쪽

기술통제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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