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에 놀러와~
2012.08 - 2012.12
사건 도시
2012년 성북구 성북동의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역사문화탐방 프로그램이다. 2012년 성북동 주민들은 성북동의 역사, 문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성북동을 명소화하고, 성북동 학부모들을 재교육하여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성북동을 돌며 유익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성북동에 놀러와~’라는 이름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들은 협동조합 형태의 ‘성아들(성북동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구성하고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 성과로 성북동 역사문화해설가 양성과정을 통해 잠자고 있는 아줌마들을 깨웠고, 성북동 역사문화탐방을 통해 아이들에게 마을을 설명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성북동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 비고:
  • 유형: 사건 도시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2012.08 - 2012.12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근거자료 원문

  •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만나다 의문을 기회로 만들자는 당찬 (지금에서야 당차다고 말하지만, 그 당시에는 멋모르고 덤볐다고 하는 것이 맞다) 포부와는 달리, 막상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수다의 주제만 바뀌었을 뿐,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에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만나게 되었다. 사업의 요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도 이 때 처음 알게 되었고, 이것은 우리가 무언가 하려고 했던 결심을 구체화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공모사업에 신청을 하려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했고, 명확한 목표가 필요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이때부터는 단순히 모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회의를 하게 됐다. 아줌마들의 회의는 보통의 회의와는 달랐다. 우리가 모이는 시간은 보통 점심시간 전이나 저녁 늦게였다. 아침에 식구들 챙기고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나서 점심시간 전까지, 식구들 저녁밥 차려주고 난 후의 저녁시간. 우리 동네 챙기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족들을 챙기는 일이었다. 가족을 내팽개치고 동네를 위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우리가 모이는 이유가 바로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까.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의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고심했던 시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어느 날, 회의장소에 가던 길이었다. 등산객 차림의 어떤 분이 길을 물어오셨다. “길상사는 어디로 가야 되요?” 이 동네에 살면서 족히 수십 번은 들었던 질문이기에 답하기는 수월했다. 그렇게 길을 알려드리고 회의를 하러 가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성북동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구나”하는 생각. 그날 회의에서 바로 관광객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우리 동네에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지 않아?” “그렇지. 수연산방에 차 마시러 오는 사람도 많고. 나 방금도 오면서 길상사 가는 길 알려주고 왔어. 나도 가끔 그래. 그런데 우리니까 어디 있는지 알지, 외지에서 찾아가려면 좀 어렵긴 해. 표지판 같은 것이 잘 안 되어 있긴 하지.” 등등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우리는 성북동에 살아오면서 수많은 관광객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물어물어 성북동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렇게 둘러보고 가기에는 성북동의 진정한 모습들이 너무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성북동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성북동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성북동 투어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또 하나, 아이들과 연관된 이야기들도 나왔다. “아이들은 이곳저곳 박물관이나 문화체험 같은 활동들을 돈을 내며 다니고 있다. 멀리서 차비 들여가면서도 성북동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왜 우리 동네를 다녀볼 생각을 하지 않았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정작 가까이 있는 우리 아이들조차도 성북동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 간의 소외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형성되는 그룹들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반드시 엄마들이 활동이나 아이들의 활동에서 소외되는 일부가 있게 마련이다. 최소화하려는 노력들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성북동 둘러보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내 아이만 소중하게 여기는 엄마들이 아니라,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내 아이 곁의 아이도 소중하게 여기는 엄마들의 모임이었기에 가능한 생각들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가 정해졌으니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다. 좋은 생각들이 생각만으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의견들은 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모두가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바람이 되었다. 살짝 눈을 감으면 아이들이 성북동 곳곳에서 행복해 하는 모습들이 떠오르는 듯했다. 그 아름다운 꿈을 위해 먼저 우리는 성북동의 역사문화유적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체크해 보았다. 우리도 자주 접해서 아는 것이지, 깊게 아는 것은 없었다. 우리가 먼저 알자,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성북동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알려주자. 펼쳐 놓은 메모지에는 조금씩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136-140쪽
  • 성북동에 놀러와~ 이러한 과정을 지나 우리는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신청하기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에 몰두했다. ‘사업’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기에, 사업계획서는 당연히 필요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 작성은 쉽지가 않았다. 아무리 도전이 위대한 것이라 해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이때부터 성아들과 문서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말로는 몇 시간씩 떠들었던 것도 정해진 틀에 맞추어 적어 넣으려고 하니, 키보드 자판만 멀뚱멀뚱 쳐다보게 되었다. 답답한 마음이 커지면서 짜증도 늘고 종내에는 모니터에 대고 소리도 많이 질렀던 것 같다.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이런 사업들을 문서작성 잘 하는 일부 단체들이 다 점유한다. 문서상으로는 의미 있고 활동적이지만, 그런 사업들을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우리 같은 단체들이 이런 문서를 작성하면서 많이 힘들어 했겠구나 싶었다. 담당자를 앞에 놓고 말한다고 생각하고 쓰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서로를 독려해보기도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화했던 것들을 주절주절 늘어놓은 것을 사업계획서라고 제출할 수는 없었다. 회의를 거듭하며 우리가 할 일의 뼈대를 잡고 살을 붙이며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 나갔다. 그 모습을 하나하나 계획서의 틀 속에 넣다 보니 어느새 번듯한 사업계획서가 되어 있었다. 사업계획서까지 만들어 놓으니 처음의 마음보다 하고자 하는 열망이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정말 하고 싶고, 해야 할 것 같은 일들이었기에 그런 마음까지 담아내고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성북동에 살고 있다”는 말이 우리에게 풍기는 향기는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 향기를 좇아가며 계획한 우리의 사업명은 ‘성북동에 놀러와~’였다. 이때의 우리 계획을 간단명료하게 보여주는 문구가 있어서 옮겨 본다. 앞으로 몇 년 뒤 많은 관광객들이 성북동에 놀러오면 성북동 주민이 가이드가 되어, 성북동의 역사 문화를 배우고 만끽하며, 성북동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성북동 주민이 운영하는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성북동 주민이 만든 기념품을 사가고, 성북동 주민들이 함께 만든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돌아갈 것입니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되어 성북동은 주민의 자랑이고 일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성북동에서 성북동 주민들이 살아갈 모습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다. 우리는 ‘함께 꾸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주체가 되고 싶었다. 그 첫 번째는 성북동 주민이 성북동 가이드가 되는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성북동 역사문화해설사 양성과정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140-142쪽

기술통제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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