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시장 상가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
2013.04 - ?
사건 사회
2013-2014년 성북구 정릉동에서 진행되었던 아리랑시장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주민들의 운동이다. 2012년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통해 정릉동 주민들이 동네 사람들의 소모임과 문화생활을 엮는 커뮤니티 카페를 구상하였고, 구청의 도움을 받아 아리랑시장에 ‘행복한 정릉 카페’를 열었다. 그리고 2013년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년일자리허브’에서 청년들을 성북문화재단에 파견해 지역의 일을 경험하게 하였는데, 카페를 매개로 주민들과 청년들이 ‘서울시 상가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아리랑시장 지도와 잡지를 만들었고,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아침을 제공하는 ‘아침 도깨비 간이식당’을 운영했으며, 프리마켓 형태의 축제와 같은 ‘와글와글 장터’를 열었다.
정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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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 비고:
  • 유형: 사건 사회

시기

  • 시대: 현대
  • 시기: 2013.04 - ?

주소

  •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동 966-56일대 (아리랑로19길 10 일대)
  • 비고: 아리랑시장

근거자료 원문

  • 시장과 동네를 잇다 동네에서 소외되는 재래시장 솔직히 정릉 2동에 10여 년을 살면서도 아리랑시장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대부분의 아파트 생활자가 그렇듯 주로 마트에서 장보고 인터넷 쇼핑을 즐겨하니 아무리 집 가까이 있다 해도 시장을 이용하게 되지는 않았다. 다른 카페지기들도 사정은 비슷해서 어떤 이는 심지어 여기가 시장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런 우리가 시장 한가운데에 카페를 차리면서 아리랑시장은 우리의 일터이자 생활의 터전이 되었고 이제는 다른 가게 사장님들과도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 나눌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동안 카페를 운영하며 목도한 것은 침체된 골목상권과 붕괴 직전에 다다른 재래시장의 맨얼굴이었다. 지금은 초라한 모습이지만 아리랑시장은 생긴 지 50년 가까이 되는 오래된 시장이다. 그 옛날에는 이 근처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상권 중 하나였단다. 정릉천을 복개하여 만든 아리랑시장은 당시 달동네 판자촌 서민들의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전담하는 곳간 역할을 했다. 재개발이 되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쇠락하기는 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먹고 살만은 했다고. 그러다 몇 년 전 정릉 3동에 대형 슈퍼가 들어서면서 아리랑시장은 거의 주저앉다시피 했다. 웬만한 사람들은 다 떠나고 지금 남은 사장님들은 소싯적 이곳에서 자리 잡고 자식 키우고 손주까지 보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아리랑시장에서는 10년 장사했다 하면 애송이라고 한다. 30년 이상 장사하신 분들, 4대를 이 골목에서 사신 분도 있다. 그러니 아리랑시장에 입성한 지 1년 된 우리는 어찌 되는 건가. 우리는 아직 태어나지도 못한 뱃속의 애기쯤 되겠다. 상인 연령 평균 58세, 60대 이상이 42%인 고령화 시장. 먹을거리보다 부동산과 미용실이 더 많은 후진형 시장. 제대로 된 가게가 몇 되지 않는, 죽어가는 시장 같아 보이지만 뒷골목까지 포함해서 50개가 넘는 작은 가게들이 엄연히 영업 중인 이곳은 여전히 누군가에겐 생업의 최전선이고 오랜 세월을 바쳐온 삶의 현장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리랑시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깔끔하고 세련된 마트보다 지저분하고 불편하고 후졌지만, 지금은 우리의 일터이기도 한 이곳을 보는 마음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혹자는 아파트 값 오르는데 걸림돌이 되는 시장이 없어지길 바라고, 어느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불친절을 이유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아리랑시장의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아리랑시장 상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걸까? 시장에 있으면서 시장을 쏙 빼놓고 우리끼리만 커뮤니티해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202-204쪽
  • 아리랑시장에 관심 있어요! 그 무렵 카페에서는 재미있는 인연 하나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년일자리허브라는 곳에서 열 명이 넘는 청년들을 성북문화재단에 파견해 지역의 일을 경험하게 하는데 우리 카페가 이 친구들의 아지트가 된 것이다. 20,30대 청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카페에 모이니 평소 조용하던 카페가 북적북적 젊은 기운으로 넘쳐났다. 이 친구들은 마을사업이 활발하다는 정릉에서 카페와 창작소를 운영하는 우리들에게 관심을 보였고 우리는 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침체된 아리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한껏 차올랐다. 지역의 일에 참여해 역량을 키우고 싶어 하는 청년들, 혈기왕성한 청년의 기운이 필요한 우리. 환상적인 궁합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오래된 정서로 가득 찬 아리랑시장은 어린 친구들엔 호기심 천국이었다. 호기심 많은 청년과 오지랖 넓은 아줌마의 조합, 우리가 의기투합하면 이 심심한 아리랑시장에서 뭔가 재밌는 일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자동차에게 점령당한 이 시장길을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채울 수 있는 뭔가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204쪽
  • 시장에 웬 지도와 잡지가?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워야 할지 아이디어 회의가 시작됐다. 역시 젊은 친구들의 생각은 팝콘처럼 톡톡 튀었다. “여기 아리랑 시장에 가게가 총 몇 개나 있어요?” “글쎄, 잘 모르겠는데…….” “상인회에 물어보면 되겠네요.” “글쎄, 여긴 상인회가 없어.” “엥? 그럼 우리 전수조사부터 합시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하고 상인회조차 없는 작고 초라한 시장. 시장을 관할하는 구청담당자도, 주민센터 직원도, 하물며 이 시장 상인들조차도 이곳에 점포가 몇 개나 되는 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 이 끝부터 저 끝가지 모든 점포를 낱낱이 조사해서 아리랑시장 지도를 만들어요!” “여기가 무슨 관광지도 아니고 지도를 만들어서 뭐하게? 삼청동이나 인사동쯤 되면 몰라도…….” “우선 지도를 만들면 한눈에 아리랑시장을 볼 수 있으니까 여기가 시장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 테고, 시장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상인 분들이랑 얘기도 나누면서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 사장님들 장사가 너무 안 돼서 많이 무기력해져 있고 물건 사러 오는 사람 아니면 문전박대 당할지도 몰라.” “지도를 만들 때 가게 연락처나 영업시간, 대표상품 같은 걸 넣어서 동네에 배포하면 조금이라도 매출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 그럼 사장님들도 좋아하실 텐데.” “그거 참 좋은 생각이구만! 그래 당장 시작하자!” 이렇게 해서 우리는 아리랑시작 역사상 최초의 지도제작에 돌입했다. 청년들은 두 명씩 팀을 짜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아리랑시장의 모든 건물을 샅샅이 조사했다. 건물만이 아니라 모든 점포를 빠짐없이 방문하여 사장님 연세는 어떻게 되시는지, 장사하신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사시는 곳은 어딘지, 취급품목은 무엇이며 시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건 거창하게 말하면 아리랑시장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기초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이었다. 보름 넘게 전수조사를 하고 난 뒤 우리가 한 일은 시장의 점포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그리는 것이었다. 오래된 시장을 표현하기에 컴퓨터로 그린 세련된 그림은 어울리지 않았다. 정겨운 손그림 지도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청년들은 그리고 또 그렸다. 카페 멤버들은 그런 청년들이 기특하고 안쓰러워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케이크를 구웠다. 청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장님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역사이자 훌륭한 스토리텔링. 내친 김에 우리는 사장님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잡지 「아리랑」을 발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와 잡지는 주민센터, 인근 도서관, 아리랑씨네센터, 아동청소년센터 같은 기관에 비치하고 주변 아파트 단지와 시장 곳곳에 배포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이런 지도가 흔하지 않은지라 보는 사람에게는 신선함 그 자체였나보다. 정보와 더불어 아기자기한 정감이 묻어나는 시장지도와 시장 사장님들의 인생사가 담긴 잡지는 만든 사람도 보는 사람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시장과 동네의 매개체가 됐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205쪽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와 아리랑 시장의 지도를 만든 과정에 대한 내용
  • 시장에서 희한한 일을 다 하네?! 우리는 시장을 배경으로 좀 더 색다르고 즐거운 일들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사장님들과 친분도 생겼겠다, 동네사람들에게 시장도 어느 정도 알렸겠다, 이제는 시장과 동네 주민들을 본격적으로 이어주는 무언가를 할 때다 싶었다. 그건 우리 카페의 모토인 ‘만나요, 우리!’와도 통하는 것이었다. 이 동네에서 시장에 가장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누구인가? 아마도 직장인과 학생들이지 싶었다. 이들은 시장이 문을 열기 전에 집을 나서 시장이 파한 뒤에 귀가할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시장길을 가장 많이 다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아리랑시장 길은 동네에서 밖으로 나가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러 갈 때, 차를 가지고 나갈 때도 이 길을 지나 큰 길로 나가기 마련.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만날 방법을 궁리했다. 이름 하여 ‘아침 도깨비 간이식당’.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직장인들,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아침 간식 나눠주기 프로젝트다. 우리는 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 사장님들을 섭외하여 아침 간식 메뉴를 공급받기로 했다. 설렁탕집 사장님은 미니국밥, 중국집 사장님은 미니우동, 떡집 사장님은 약식이나 영양떡, 분식집 사장님은 삼각김밥, 반찬가게 사장님은 주먹밥, 카페에서는 샌드위치, 스프, 죽 같은 메뉴를 준비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카페에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광경이 펼쳐졌다. 대여섯 명의 재기발랄한 청년들이 아침 간식을 손에 들고 시장길을 걸어가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안녕하세요? 아침 드셨어요?”를 외치며 다가간다. 처음엔 무슨 프로모션 행사인가 싶어 피하던 사람들이 매일 같이 들이대는(?) 청년들의 애교 섞인 인사에 못 이겨 한 번, 두 번 간식을 받아 가는 것이다. 그 때 카페에서는 ‘아트버스킹’이라는 성북구의 사회적 기업이 통기타 라이브 공연을 펼치고 있다. 때로는 잔잔한 멜로디로, 때로는 경쾌한 리듬으로 시장의 아침을 여는 기타소리에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춘다. 간식을 받아가기만 하던 사람들이 카페에 들러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면서 간식을 먹는다. 시장상인들이 준비한 아침밥을 먹으며, 청년들과 짧은 담소를 나누고, 하루를 응원하는 음악을 들으며 기분 좋게 출근하는 아침 5분 사랑방이 연출되는 것이다. 30일간 진행된 아침 도깨비 간이식당은 큰 호응을 얻었다. 아침 메뉴를 제공한 사장님들에겐 자신의 손맛을 동네 사람들에게 알리는 홍보의 기회가 됐고, 간식을 받아든 주민들에겐 힘들고 건조한 출근길이 색다른 즐거움으로 채워지는 경험이 되어 아리랑시장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 청년들은 또 어떤가?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은 일을 실행에 옮기면서 스스로 용기 내고 서로를 응원하는 법을 터득했을 그들에게 30일의 여정은 시장이라는 현장에 몰입해 구체적인 일 경험을 익힌 도전과 실험의 학습과정이었다. 이렇게 매일 아침 적막한 시장길을 깨운 아침 도깨비 간이식당의 에너지는 무기력하고 침체된 시장과 이것을 준비한 우리 모두에 참신한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209-211쪽
    아리랑 시장 상인을 섭외하고 아침 출근길에 간식을 제공함으로써 아리랑 시장을 홍보한 내용
  • 인적 드문 골목길이 와글와글 장터로 우리는 아침 도깨비 간이식당을 통해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길렀다. 그건 큰 성과였다. 평범하고 재미없는 공간이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용기로, 실험으로 전혀 다른 공기로 채워지는 것이다. 평소 무미건조했던 사람들이 그 공기 안에서 서로 얼굴을 트고, 말을 트고, 관계를 텄다. 그건 ‘만나요, 우리~’를 외치는 우리들의 로망이기도 했다. 주목할 일 없는 평범한 공간을 의외의 공간으로 재발견하는 것. 청년들과 우리는 이 작업에 재미를 붙였다. 그러다 눈여겨 본 것이 뒷골목. 그래, 다음 타자는 뒷골목이다! 아리랑시장과 인접한 중앙하이츠 아파트에는 정문과 후문 외에 쪽문이라 불리는 작은 출입구가 있다. 이 문은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의 경계이자 큰길로 나가는 지름길의 시작이다. 쪽문과 연결되는 작은 골목, 노인정과 벤치가 있는 작은 공터로 이어지는 이 골목에 자꾸 눈길이 갔다. 쪽문 맞은 편 주택의 담벼락에 누군가가 써놓은 욕 낙서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이 골목에서 장터를 열어보기로 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조그만 골목에서 열릴 와글와글 골목장터. 아파트 부녀회나 주민센터에서 하는 바자회는 여럿 봤지만 동네 골목에서 멍석 깔고 자유롭게 펼쳐지는 프리마켓이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시장상인들이 참여해서 먹거리도 팔면 더 풍성해지겠지? 우리는 상인 분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주민 셀러를 모집했다. 10월 9일 한글날. 주중 휴일이라 멀리 나들이 가기도 애매한 날, 동네 골목에서 벌어지는 와글와글 장터는 아이들 손잡고 소소하게 놀기에 더없이 좋은 자리였다. 멍석을 갈고 자리 잡은 10여 팀의 주민 셀러들, 솜씨 좋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소품의 아트마켓, 시장 상인들이 준비한 묵밥, 파전, 꼬치 같은 시장먹을거리 냄새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게다가 장난감을 박스에 가득 싣고 나온 아이들, 철지난 이불을 팔겠다고 나온 아주머니, 물려받을 애기용품이 없나 살피는 젊은 부부, 손자 손녀 손을 잡고 구경 나오신 할아버지까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동네 사람들이 모여 소박한 한 때를 보냈다. 욕 낙서가 적힌 담벼락에는 청년들과 동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물감으로 찍어낸 알록달록한 나무그림이 예쁘게 그려졌다.
    김경아 외 7인, 2013, 성북마을 이야기, 212-213쪽
    아리랑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인접한 골목에서 열리 프리마켓

기술통제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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