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고개에 들어오신 것은 언제입니까?
여기는 76년에 들어왔어요. 지금 한 30년이 넘었죠. 처음부터 집 상호가 개나리였어요. 우리는 두 내외가 다 눈을 못 봐요. 우리 마누라가 올해 예순 여덟인데 두 내외가 다 점을 보죠. 우리 마누라는 주로 집에 점을 많이 보고. 제가 없으면 마누라가 보고. 저는 일을 많이 하러다니죠. 점하는 사람은 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 병 낳게 해주는 점도 있고, 재수 없는 사람 재수 좋게 해주는 점도 있고, 횡액이라고 맞은 사람 액을 막아주는 보액補厄을 위한 예방도 있고, 살이 많은 사람 살풀이해 주는 예방도 있고, 명이 짧은 사람 무병장수하라는 예방도 있고. 그런 거 하러 많이 다니죠.
박수진 외 5인, 2014,
미아리고개, 228-2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