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능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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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인문지리
성북구 정릉동 210번지 일대의 마을을 일컬었던 이름이다. 현재의 숭덕초등학교 뒤쪽, 푸른마을동아아파트가 자리한 곳 일대가 건능골로 불렸던 마을이다. 신덕왕후의 능인 정릉 건너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고, 원래는 집이 없는 골짜기였는데, 동방생명(삼성생명의 전신)에서 이 지역의 땅을 매입하여 동방주택이라는 고급주택단지를 조성하면서 ‘부자동네’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82년부터 2001년까지 이곳에 살았던 시인 신경림이 쓴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라는 시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정릉동

기본정보

  • 영문명칭:
  • 한문명칭:
  • 이명칭:
  • 오브젝트 생산자:
  • 비고:
  • 유형: 장소 인문지리

시기

주소

  • 주소: 02716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동 210 (서경로 21)

근거자료 원문

  • 숭덕초등학교 후문 언저리, 현재 동아에코빌아파트가 자리한 곳은 건능골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신덕왕후의 능인 정릉 건너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건능골. 정릉의 주민들은 건능골이 “원래 집이 없는 골짜기로 밭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거기는 그냥 골짜기였어요. 집이 없었어요. 밭이 있었는데 포도나무도 키우고 토끼를 키우기도 하고 그랬지요. 옛날에 동방주택이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빌라촌으로 변했지요. 고급 주택단지 동방주택이 들어서다 건능골에 마을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동방주택이 들어서면서이다. 현재 동아아파트 뒤쪽으로 동방주택이 있었다. 동방생명(삼성그룹 전신)에서 땅을 매입하여 양옥을 지어 분양하였는데 당시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가 되었다. 당시 동방생명 직원들이 많이 살고, 고급주택으로 알려지다 보니 1970년 1월 27일자 경향신문에서는 “설을 앞두고 강력범을 특별단속한다”고 한 기사에서 도범(절도범 및 강도) 단속 구역에 정릉2동 동방주택 일대가 포함되어 있다. 1976년 당시 동방주택 내에는 호화주택이 4백여 호가 들어서 있었다. 현재 동방주택은 일부만 남아 있고, 빌라와 다세대 주택으로 채워졌다. 시인 신경림은 1982년부터 2001년까지 동방주택에 살았는데,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라는 시를 통해 동방주택이 지어진 이후 건능골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신경림의 시와 함께 건능골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걸으며 그의 추억을 공유해 봐도 좋겠다.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신경림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이것이 어머니가 서른 해 동안 서울 살면서 오간 길이다. 약방에 들러 소화제를 사고 떡집을 지나다가 잠깐 다리쉼을 하고 동향인 언덕바지 방앗간 주인과 고향 소식을 주고 받다가, 마지막엔 동태만을 파는 좌판 할머니한테 들른다. 그이 아들은 어머니의 손자와 친구여서 둘은 서로 아들 자랑 손자 자랑도 하고 험담도 하고 그러다보면 한나절이 가고, 동태 두어마리 사들고 갔던 길을 되짚어 돌아오면 어머니의 하루는 저물었다. 강남에 사는 딸과 아들한테 한번 가는 일이 없었다.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오가면서도 만나는 사람이 너무 많고 듣고 보는 일이 이렇게 많은데 더 멀리 갈일이 무엇이냐는 것일 텐데 그 길보다 백배천배는 더 먼, 어머니는 돌아가셔서, 그 고향 뒷산에 묻혔다. 집에서 언덕밭까지 다니던 길이 내려다보이는 곳, 마을길을 지나 신작로를 질러 개울을 건너 언덕밭까지, 꽃도 구경하고 새소리도 듣고 물고기도 들여다보면서 고향살이 서른해 동안 어머니는 오직 이 길만을 오갔다. 등 너머 사는 동생한테서 놀라오라고 간곡한 기별이 와도 가지 않았다. 이 길만 오가면서도 어머니는 아름다운 것, 신기한 것 지천으로 보았을 게다. 어려서부터 집에 붙어 있지 못하고 미군 부대를 따라 떠돌기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먼 지방을 헤매기도 하면서, 어머니가 본 것, 수천배 수만배를 보면서, 나는 나 혼자만 너무 많은 것을 보는 것을 죄스러워했다. 하지만 일흔이 훨씬 넘어 어머니가 다니던 그 길을 걸으면서, 약방도 떡집도 방앗간도 동태좌판도 없어진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걸으면서, 마을길도 신작로도 개울도 없어진 고향집에서 언덕밭까지의 길을 내려다보면서, 메데진에서 디트로이트에서 이스탄불에서 끼예프에서 내가 볼 수 없었던 많은 것을 어쩌면 어머니가 보고 갔다는 걸 비로소 안다.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서른해 동안 어머니가 오간 길은 이곳뿐이지만.
    정릉 마을 한 바퀴 주민실행위원회, 2017, 정릉 마을 한 바퀴, 42-43쪽

기술통제

  • 작성자: 오진아
  • 작성일: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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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깃거리
    신경림
    분류: 인물
    시기: 일제강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