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뻗어 있는 성북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그 끝자락에 큰 기와집이 하나 보인다. 그 사찰이 바로 성라암이다. 성라암의 창건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윤심덕, 나혜석과 함께 신여성 3인방으로 불리던 김일엽(金一葉, 본명은 원주, 1896-1971) 스님이 자전 소설 『청춘을 불사르고』를 쓴 곳이 바로 이곳 성라암이라고 전한다. 일엽 스님의 아들인 일당(김태신, 1922~2014) 스님은 1988년 출가하여 성라암에 주석하다 입적했다. 그는 어려서 이곳에 살며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심부름을 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재능 있는 화가이기도 했던 그는 해방직후에는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그려 이후 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했다.
또한 성라암은 1981년 비구니대학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큰 기와집 건물 밑에는 문이 여러 개 있는데, 비구니대학의 학생들이 공부하며 기거하던 방의 흔적이다. 일엽 스님의 제자인 법성스님 주지로 있던 시절이었다. 법성 스님은 일당스님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명 화가들을 만나 작품을 기부 받아 건물을 지었다. 이 성라 비구니 승가학원은 개운사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승가대학에 합쳐지며 1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아직도 성북동 한켠에 남아 있다.
-
숙소와 오락실을 갖춰 성북동 산기슭에 자리잡은 불교 조계종 성라암은 도심사찰로서도 번듯한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는 사회복지법인 성라원의 본산으로 더욱 유명하다. 성라암 주지이자 성라원 이사장은 올해 82세의 노비구니 법성 스님이다. 법성 스님은 1990년 4월 복지법인을 설립한 후 이듬해 1월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사찰 건물과 대지・임야 등 약 30억 원의 사재를 성라원에 기증했다. 법성 스님이 사회복지법인을 만들 때 가장 큰 목적으로 삼은 일은, 여생이 많지 않은 노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노인의 낙원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
이밖에 ‘성라암(星羅庵)’은 만해 한용운이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곳으로, 근대시기 대표적인 신여성인 김일엽 스님(金一葉)이 잠시 머물렀던 곳이기도하다.
-
1. 김일엽
○ 1962년 성북동 성라암(성북동 285번지)에서 회고록『청춘을 불사르고』 집필
- 이 회고록은 당시 일대 파란을 일으켜 수많은 여성이 불가에 귀의하는 계기가 됨.
○ 1971년 2월 1일 수덕사 견성암의 별실에서 사망 (향년 76세)
※ 아들 김태신(일당스님, 화가이자 스님) 성라암에 거주, 2014년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