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을,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의 공간
그렇다면 대체 지역의 어른들은 왜 길음중앙교회에 모여서, 아파트숲속에서 뉴타운 사업과는 동떨어진 대안을 모색하게 되었을까?
2011년 소리마을은 경제적 타당성 등의 여건으로 뉴타운 사업에서 빠진 존치구역으로 남았다. 그간 지역주민들은 재개발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도 많았고, 재개발이 완료된 이후엔 뉴타운 지역에 대한 피해의식 같은 것이 싹트고 있었다. 구청관계자는 만약 소리마을이 이대로 방치된다면 도시 슬럼화가 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언급했는데, 높아지는 범죄율이 그 구체적 근거였다. 또한 필자가 인터뷰한 지역 주민들은 한결같이, 동네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을 우려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주거환경 역시 쓰레기의 무단방치가 관리가 안 되는 모습, 도심 속 폐가를 방불케 하는 일부 외벽환경 등을 지켜봤을 때, 구청관계자의 언급은 사실에 가까워 보였다.
가속되는 도시 슬럼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 서울시 차원에서 이렇게 뉴타운 사업의 존치구역 중 시의 대처가 시급한 지역을 선별해 이른바 ‘휴먼타운사업’을 추진했고, 민선5기 지방자치단체의 출범 이후 명칭이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으로 바뀌어 현재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소리마을과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은 시작부터 민관협력의 성격을 내포했으며, 그 목적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단지 조성과는 다른 살기 좋은 저층주거지 마을을 만드는 것이었다.
소리마을은 2013년 말에 주민커뮤니티 공간인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고, 이 공간을 통해 지역일자리 창출, 지역공동체 문화를 회복하는 것으로서 마을을 새단장하고 재구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필자가 관계를 맺기 시작한 6월은 지역의 운영위원회가 이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단계에 이르렀던 것이다. 다만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 이런 규모의 사업은 훨씬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야 함에도, 여러 여건 상 주민 전반의 폭넓은 참여가 아직은 미진했던 것으로 볼 때, 자칫 ‘주민주도’라는 표현이 무색해지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했던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