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감내길은 대광초등학교 기준, 안암천 건너편부터 돈암사거리에 이르는 지선도로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안감내길은 안암동을 남북으로 종단하여 성북구청 뒤를 거쳐 돈암동성당 앞을 지나 동소문동5가까지 이르는 것이다. 안감내길이란 이름은 안암천의 옛 명칭인 안감내에서 유래하는데, 여기에 관한 흥미로운 전설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옛날 안암동에는 채소를 심어 문안(시내)에 가져다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암동 남쪽에 안암내라는 개천이 흐르고 거기에 안감내라는 다리가 있었다. 이 마을에 안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는 이 사람이 채소를 문안으로 가져다 다 팔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동대문 밖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점잖은 영감이 술을 마신 다음 술값을 치르려고 하였으나 돈이 없었다. 영감이 술집 주인에게,
“내가 문 밖에 소풍을 나왔다가 그만 돈을 안 가지고 나왔으니 내일 술값을 가져다 주겠소.”
하였다. 주인이 이에,
“아니, 당신이 누군 줄 알고 외상술을 주겠소. 어서 술값을 내고 가시오!”
라고 타박하였다. 안감은 몇 푼 안 되는 술값 때문에 노인이 야단맞는 것을 보고는
“그 술값은 내가 낼 테니 그 노인은 보내시오.”
하고 술값을 대신 치러주었다. 노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채소를 팔러 문안에 들어오거든 자기 집을 찾아 달라 하며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며칠 후 안감이 문안에 들어가 채소를 다 팔고 영감이 사는 집에 찾아갔다. 솟을대문이 있는 큰 집으로 꽤 잘 사는 사람인가 보다, 하고 주인을 찾았다. 그러자 그 영감이 나와서 반가이 맞이하더니 주안상까지 차려 대접하고, 전날에 고마웠다는 인사를 한 다음 자신에게 베푼 은공을 갚겠으니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 하였다. 안감이 사양을 해도 영감이 계속 다그치자 안감은 안암동은 서쪽으로는 성북동에서 흐르는 개천이 있고, 동쪽으로는 영도사(지금의 개운사)에서 흘러내리는 개천이 있는데, 비만 오면 두 개천의 물이 흘러 안암동이 섬같이 되어 사람들이 고생을 하니 이 개천에 다리나 하나 놔주었으면 한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원이라면 자기의 이익 추구에만 집착하는 데 반해 이 사람은 동네 사람들의 애환을 말하는 데 감동하여 영감은 쾌히 승낙하였고, 동네 앞에 다리를 놓고 이 사람의 이름을 따 ‘안감내다리’라 이름 붙이고, 개천을 안감내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