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傳說
① 안감내 다리
安岩洞은 옛날 채소를 심어 문안(시내)에 갔다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암동 남쪽에 안감내라는 개천이 흐르고 거기에 안감내라는 다리가 있었다. 옛날 이 마을에 안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는 이 사람이 채소를 문안으로 가져가 다 팔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東大門밖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어떤 점잖은 영감이 술을 마신다음 술값을 치르려고 하였으나 돈이 없었다. 영감이 술집주인에게
「내가 문 밖에 소풍 나왔다가 그만 돈을 안가지고 나왔으니 내일 술값을 갔다 주겠소」
하였다. 주인이
「아니, 당신이 누군줄 알고 외상술을 주겠소. 어서 술값을 내고 가시오」
하면서 욕지거리까지 하였다. 안감은 몇푼 안되는 술값 때문에 노인이 야단맞는 것을 보고
「그 술값 내가 낼테니 그 노인 그만 보내시오」
하고 술값을 치렀다. 노인은 안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채소 팔러 문안에 들어오거든 자기집을 찾아 달라하고 자기집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며칠 후 안감이 문안에 들어가 채소를 다 팔고 영감이 사는 집에 찾아갔다. 솟을 대문이 있는 큰 집으로 꽤 잘 사는 사람인가 보다하고 주인을 찾았다. 그 영감이 나와서 반가히 맞으면서 주안상까지 차려 대접하고 전날에 고마웠다는 인사를 한 다음 나에게 베푼 은공을 갚겠으니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다.
「그까짓 것이 무슨 은공입니까, 그러실 것 없습니다」
하였다. 영감은 소원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들어줄 터이니 말해보라고 하였다.
안감이 사양을 해도 영감이 계속 다그치니까 안감이 안암동은 서쪽으로는 城北洞에서 흐르는 개천이 있고 동쪽으로 永導寺(지금의 開運寺)에서 흘러내리는 개천이 있는데, 비만 오면 두 개천의 물이 흘러 안암동은 섬같이 되서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으니 이 개천에 다리나 하나 놔 주었으면 한다고 하였다.
대부분 사람들이 소원이라면 자기의 이익추구에만 집착하는데 이 사람은 채소장수로서 동네 일을 말하는데 감동하였던지 영감은 쾌히 승락하고 동네 앞에 다리를 놓고 이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안감내다리라 이름 붙이고 이 개천을 안감내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
성북구청, 1993,
성북구지, 626-627쪽